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민주적 통제와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외부 감시 장치를 마련하고, 범죄 피해자 보호와 각종 민생범죄 대응에도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70여년간 유지돼 온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경찰의 권한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경찰의 책임도 더 커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들의 헌신을 평가하면서도 일부 구성원의 일탈이나 미흡한 대응이 조직 전체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계성 범죄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이상동기 범죄로 국민 불안이 커진 상황을 언급하며 "국민의 신뢰는 말로는 회복할 수 없다. 국민이 변화를 체감하도록 뼈를 깎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조직에 대한 감독과 수사 검증 체계의 정비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의 부당한 수사 개입은 차단하되 수사 과정과 결과를 엄격하게 살필 수 있어야 한다며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적인 권한을 강화하고 독립적인 수사 점검 장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특히 보완수사권 부재로 수사 공백이나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대책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과감히 개선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이를 인정해 바로잡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대해서는 경찰의 대응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스토킹을 비롯한 관계성 범죄와 무차별 범죄에 대해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실종 사건에서는 초기 대응 시간을 놓치지 말고 재난 현장에서도 관계기관과 신속하게 공조할 것을 주문했다. 여성과 장애인, 아동 등 범죄에 취약한 계층의 목소리가 수사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수사심의위원회 산하에 사회적 약자 소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세사기와 투자사기,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등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권력이나 지위에 따라 법 적용이 달라져서는 안 되며, 누구도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는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범죄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원칙을 확고히 세우고 불법 수익을 끝까지 환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경찰관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지원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해 온 경찰관과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직무 수행 중 목숨을 잃은 전몰·순직 경찰관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오늘을 계기로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 주길 당부한다"며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국민을 지키는 민주 경찰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