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찰 "역삼동 방화범 범행 시인…'특허법인에 겁 주려고' 진술"

입력 2026-10-21 09:48
수정 2026-10-21 10:15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2곳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대부분 인정했다. 이 남성은 특허법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사건 발생 나흘 전부터 인화 물질 등을 구매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받는 A씨는 전날 밤 진행된 1차 피의자 조사에서 방화 사실을 대체로 시인했다. A씨는 자신이 불을 지른 특허법인 2곳이 허위 특허 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0일 경찰서로 압송되는 과정에서도 특허법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범행 동기를 묻자 "특허 법무법인에서 사기 쳤다"고 답했다. 다만 특허법인이 실제 사기를 저질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나흘 전인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자택 인근에서 플라스틱 말통 2개와 라이터, 인화 물질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에는 미리 준비한 인화 물질을 가지고 자택에서 택시를 이용해 역삼동으로 이동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54분께 역삼동 신명빌딩 3층에 불을 지른 데 이어 낮 12시1분께 인근 한양빌딩 4층에서도 방화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두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모두 19명이 다쳤으며, 피해자 가운데 변리사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현장을 벗어났다가 같은 날 오후 서울 동묘앞역 인근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화재 현장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에 나서는 한편,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2차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중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