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인력난, 자율주행으로 푼다…"상용화 위해 안전성·제도 정비해야"

입력 2026-10-21 17:27

자율주행 화물운송이 시범 운행을 넘어 실제 물류 서비스로 자리 잡으려면 기술 고도화와 함께 유상운송, 사고 책임, 보험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업계와 정부에서 나왔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은 21일 대구 엑스코 서관 324호에서 '도로 위 물류혁신, 자율주행 화물운송 상용화의 조건'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율주행 화물운송의 기술·정책 현황을 공유하고, 상용화를 위한 과제와 물류산업 전반으로의 확산 방안을 모색했다.

대구광역시와 KIAPI는 올해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사업을 통해 물류 분야 자율주행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대구 시범운행지구는 면적 21.9㎢, 총연장 133.25㎞로 확대돼 산업단지와 주요 물류거점을 잇는 실증 환경을 갖췄다.

사업에는 대형 화물차를 활용한 미들마일 운송, 소형 트럭을 이용한 산업단지 간 화물 운송, 승합차 기반의 수요응답형 생활물류 서비스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발표에 나선 조상우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사무관은 자율주행 분야의 국내외 동향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소개하며 규제 개선 현황을 설명하고 실증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사무관은 다양한 환경에서 대규모 실증을 진행해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술을 끌어올려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기술이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봉하 현대자동차 상용&LCV사업전략팀 팀장은 운전자 고령화, 인력 부족, 운행시간 제한 등 물류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상용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한 이유로 들었다.

황 팀장은 현대차의 상용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과 관련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한 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으려면 기술과 사업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23년 세계 최대 자율주행 물류 시장인 미국에서 자율주행 트럭 실증을 시작했다. 이어 2025년에는 대형트럭 리던던시(이중화) 기술을 선행 개발했고, 올해는 국내 대형트럭 실증과 시내버스 생태계 구축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종철 라이드플럭스 전략부문장은 회사가 운영 중인 미들마일 자율주행 로보트럭 사례를 중심으로, 실증에서 상용화로 넘어가는 과정과 사업 확대 전략을 설명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올해 국내 처음으로 자율주행 화물 유상운송 허가를 받았고, 현재 실제 고객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임 부문장은 물류 현장에서 운행 실적을 꾸준히 쌓고 상용 서비스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자율주행 물류 산업화의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조광래 마스오토 이사는 늘어나는 화물 운송 수요와 운전자 부족 문제를 자율주행 화물운송이 필요한 배경으로 제시했다. 조 이사는 카메라 기반 AI 기술로 개발한 자율주행 트럭과 현장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자율주행이 운전자를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자란 운송 인력을 보완하면서 물류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술 개발과 함께 유상운송 제도 등 규제와 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은 최병재 대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발표자 4명이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대형 화물차가 일반도로에서 상용 서비스를 하기 위한 안전 기준과 검증 방법, 물류비 절감과 운송 효율 개선 효과, 운송 인력 부족에 대한 대응책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사고 책임과 보험, 유상운송 특례, 원격관제 등 제도 정비 방향과 시민 신뢰 및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다뤄졌다. 대구의 자율주행 물류 실증 모델을 산업단지와 광역 물류거점으로 확산하기 위한 과제도 함께 논의됐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