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분 한우 스테이크 8만→4만원…반값 소고기 나온다

입력 2026-10-21 09:30
수정 2026-10-21 09:36


한우 스테이크 5인분을 8만원이 아닌 4만원에 먹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실제 소고기처럼 고기 결이 살아 있고 마블링까지 구현한 '반값 배양육'을 개발하면서다. 배양육은 가축을 직접 사육하는 대신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고기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경상국립대 주선태 교수 연구팀은 실제 소고기의 근육 결부터 지방이 골고루 퍼진 마블링까지 구현한 '3차원 정육형 하이브리드 배양육' 개발에 성공했다.

배양육은 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일 대체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은 생산비와 실제 고기와 다른 식감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양한 동물 근육세포에 완두콩과 콩, 밀 등 식물성 단백질을 결합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식물성 단백질을 뼈대로 삼아 가느다란 인공 근육 섬유를 국수처럼 뽑아낸 뒤 이를 여러 겹 묶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여기에 식물성 기름과 소기름을 혼합한 물질을 입혀 소고기 특유의 마블링도 재현했다. 지방의 배합과 분포를 조절하면 등심과 안심, 채끝 등 부위별로 다른 식감과 부드러움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세포 배양 비용을 낮추는 기술과 인공 근육 섬유를 대량 생산하는 공장형 장비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상용화 이후 판매가격을 1㎏당 약 4만원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1등급 한우 등심 가격인 1㎏당 약 8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스테이크 1인분을 200g으로 잡으면 5인분에 해당하는 배양육 1㎏을 약 4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1인분당 고깃값이 약 8000원으로, 한우 등심 스테이크 1인분(1만6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이는 연구팀이 제시한 예상 판매가격으로 실제 출시 가격은 향후 생산 규모와 유통 여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농식품부와 농기평이 추진한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5년간 경상국립대를 비롯해 충북대와 경북대, 엠제닉바이오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주선태 경상국립대 교수는 "갈아 만든 고기 형태에 머물던 배양육을 진짜 스테이크처럼 결이 씹히는 덩어리 고기로 만들고, 한우 등심의 절반 가격 수준으로 낮춘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홍재 농기평 원장은 "우리나라 대학 연구진이 미래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배양육 기술을 확보했다"며 "연구 성과가 실제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