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인공지능(AI) 사업을 앞세워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로켓 발사와 위성통신을 주력으로 삼던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는 20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매출이 145억8000만달러(약 2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127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순이익은 44억달러로 시장 예상치(15억7000만달러)의 약 2.8배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한 데서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 성장을 이끈 것은 AI 사업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슈퍼인텔리전스(SI)' 부문 매출은 76억달러로 1년 전보다 830% 급증했다.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하며 기존 주력인 위성통신 사업을 넘어섰다.
스페이스X는 앤트로픽과 구글, 리플렉션AI 등에 데이터센터 연산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AI 코딩 도구 '커서' 인수와 자체 AI 서비스 '그록'의 이용 확대도 실적에 기여했다. AI 모델 개발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 컴퓨팅 인프라를 공급하는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기존 위성통신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타링크 등을 포함한 통신 부문 매출은 52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스타링크 개인 가입자는 1360만명으로 늘었다. 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약 2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로켓 발사 등을 포함한 우주 부문 매출은 약 18억달러로 전체의 12% 수준에 그쳤다.
스페이스X는 AI 인프라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196억달러로, 이 가운데 164억달러가 AI 인프라에 투입됐다. 머스크 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초지능 컴퓨팅 자원의 부족에 직면할 것이며, 이런 부족 현상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