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범 돌변한 아내…'여보, 우리 괴물은 되지 말자' 아비규환 [영상]

입력 2026-10-21 07:46
수정 2026-10-21 08:08

프랑스에서 대규모 시위에 편승한 상점 약탈이 잇따르면서 전국 약 3000개 매장이 피해를 봤다. 파리 명품 매장들은 쇼윈도를 철판으로 가린 채 영업에 나섰다.

최근 SNS에는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사람들부터 이를 제지하는 모습까지 혼란스러운 현장을 담은 영상이 퍼지고 있다.

그중에는 약탈한 옷을 되돌려놓는 남성의 영상도 등장했다. 한 여성이 프랑스 현지 패션 매장에서 옷걸이에 걸린 옷을 두 손 가득 들고 나온다. 이에 남성은 여성에게서 물건을 빼앗아 매장에 다시 돌려놓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옷을 훔친 아내를 보고 화가 난 남편'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유됐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와 정확한 촬영 시점·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게시자는 "요즘 현실이 이렇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약탈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물건을 돌려놓도록 한 행동에 주목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애니메이션 굿즈 매장의 약탈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공개됐다.

복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수십명이 매장에 몰려들어 진열된 상품을 닥치는 대로 가져갔다. 29년간 가게를 지켜온 주인은 "그들이 너무 많았다"며 약탈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매장을 향한 공격의 흔적은 사진에도 남았다. '파리 루이비통 매장'이라는 설명으로 X에 공유된 사진을 보면, 가방이 진열된 쇼윈도 유리 곳곳에 하얗게 뭉친 파손 자국이 선명하다. 쇼윈도 유리에는 거미줄 같은 균열이 퍼졌고, 유리 아래쪽에도 금이 길게 이어졌다. 진열대의 가방들은 유리 너머 그대로 놓여 있다.

사진에는 "파리 루이비통 유리 두꺼운 거 봐라"라는 반응이 나왔다. 해당 사진의 촬영 일시와 원출처 역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에서는 명품 매장뿐 아니라 의류·화장품 판매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피해가 발생했다. 셀린느 매장 약탈 장면이 온라인에서 주목받은 데 이어 자라와 세포라 등에서도 물건을 가져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화려한 쇼윈도로 관광객의 눈길을 끌던 파리 중심가는 철제 보호막을 두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샹젤리제 거리의 샤넬 매장에서는 문을 열기 전부터 작업자들이 진열창과 출입구에 철제 패널을 설치했다.시위대가 진열창을 깨뜨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보호막에는 정상 영업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걸어서 25분가량 떨어진 방돔 광장 일대도 비슷했다. 일부 명품 매장의 쇼윈도가 대형 철판에 가려졌다. 거리는 대체로 차분함을 되찾았지만, 매장들은 추가 피해에 대비한 방어 시설을 유지했다.

이번 사태는 열악한 교육 여건에 항의하던 고등학생 시위가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고물가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하면서 커졌다. 지난 17일에는 학생과 노동자, 시민 등 50만명 이상이 프랑스 전역에서 거리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가 공공시설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면서 대규모 폭력 사태로 번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주말 동안 경찰에 구금된 사람이 2330여명이며, 이 가운데 70%가 성인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은 매장 파손과 상품 도난에 이어 영업 차질까지 떠안았다. 파리상인연합회는 "우리가 사설 경호업체를 고용해서 시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당국은 약탈품의 온라인 유통도 경계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빈티드와 이베이, 아마존, 메타, 틱톡 등 플랫폼에 장물 거래를 차단하고 재판매자 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파리 일부 지역과 릴 등에서는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됐다. 레퓌블리크 광장 상공에서는 헬기가 불빛을 비추며 통금 준수 여부를 감시했다. 보르도와 니스도 며칠간 제한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20일 통금이 사태 진정에 도움이 됐다며 필요한 지역에 조치를 연장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오는 24일로 예고된 추가 시위에 군 병력을 포함한 보안 인력을 대거 배치할 계획이다. 주요 노조도 내달 5일 총파업을 예고해 긴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