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북 “싱가포르 거점 투자자들, 한국 사모시장,참여 활발해져” [ASK 싱가포르 2026]

입력 2026-10-21 14:25
이 기사는 10월 21일 14: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의 사모펀드(PE) 및 벤처캐피털(VC) 투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투자자들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피치북의 멜라니 텅 리서치 애널리스트(사진)는 21일 현지에서 열린 ‘ASK 싱가포르 2026’ 행사에서 ‘한국의 사모시장 전망(South Korea Private Market Outlook)’을 주제로 발표했다. 피치북은 사모자본시장 관련 데이터·리서치 기업이다. 텅 애널리스트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텅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사모시장이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VC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지만 한국의 감소율은 약 4%에 그쳤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호주·뉴질랜드 등은 한국보다 감소 폭이 컸다. PE 거래 건수도 한국은 전년 대비 약 1% 증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한국의 PE 시장에서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중심으로 투자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올해 한국의 PE 투자금액 가운데 바이아웃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었다. 텅 애널리스트는 "한국 대기업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고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들에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PE 시장은 단순히 호황기보다 투자 활동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투자 기회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VC 시장에서는 투자금액이 회복되고 있지만 일부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한국의 VC 투자금액은 약 51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투자금액을 이미 넘어섰다. 다만 거래 건수는 833건으로, 연간 2200건을 웃돌았던 2021~2022년 호황기보다 크게 줄었다. 전체 VC 투자금액 가운데 정보기술(IT) 분야가 약 32억달러로 3분의 2에 육박했다. 후기 단계 벤처투자와 벤처그로스 투자 비중도 81%에 달했다.

싱가포르 투자자들의 한국 벤처시장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투자자가 참여한 한국 VC 거래는 2016~2017년 연간 5~6건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69건으로 늘었다. 이후 2024년 37건, 2025년 49건을 기록했고 올해도 25건이 집계됐다. 싱가포르 투자자가 참여한 아시아태평양 전체 VC 거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약 1%에서 지난해 약 5%로 높아졌다.

텅 애널리스트는 한국 사모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 회수 시장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 PE 투자 회수 금액은 약 104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인 69억달러를 넘어섰지만, 대형 거래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의 다음 투자 사이클이 반드시 2021년과 같을 필요는 없다"며 "현재의 투자 모멘텀이 지속 가능한 투자 집행과 회수, 재투자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21일 싱가포르 파크로열 컬렉션 피커링 호텔에서 ‘ASK 싱가포르 2026’을 개최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한국의 다양한 투자 기회를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올해 주제는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에 투자하다(Investing in Korea’s Next Growth)’였다.

싱가포르=이고운 기자/사진=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