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티슈시장…문구·유통업체도 도전장

입력 2026-10-20 18:37
수정 2026-10-21 02:38
디지털 전환으로 인쇄·출판용지 수요가 줄며 전통 제지업이 정체된 사이, 휴지·물티슈 등 생활위생용품 시장에는 문구·유아·유통 업체 등 비(非)제지사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한번 소비자 신뢰를 얻으면 반복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고급 화장지와 캐릭터 제품 등을 앞세워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자회사 CPLB는 PB ‘한눈담다’의 후속 상품으로 100% 레이온 소재 아기 물티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B의 첫 제품으로 화장지 ‘순연’을 내놓은 지 두 달 만이다. 이마트도 지난 7월 LG생활건강과 순면커버 생리대를 공동 기획했다.

생활위생용품은 진입 문턱이 낮은 품목으로 꼽힌다. 브랜드사는 제품 기획과 디자인·판매에 집중하고 생산은 전문업체가 맡기 때문이다. 화장지는 아이티씨·광진산업, 물티슈는 한울생약·한스웰, 생리대는 웰크론헬스케어·보람씨앤에이치·태봉 등이 주로 생산한다.

다른 업종에서 화장지로 영역을 넓힌 사례도 많다. 종합문구기업 모닝글로리는 수년째 매출이 감소하자 신사업으로 화장지를 택한 경우다. 2024년 12월 첫 제품을 내놓은 뒤 미용티슈·키친타월 등으로 넓혔고 최근 5겹 화장지를 출시하며 총 10종으로 확대했다. 위생용품 매출 비중은 2.7% 수준이지만 3년 안에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휴지가 주는 깨끗한 이미지를 기업 브랜드와 연결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사내벤처로 시작한 유아용품 업체 폴레드도 2024년 ‘프랭클린’을 선보이며 물티슈로 영역을 넓혔다. 주력제품은 통풍시트·카시트·유아가전이었다. 폴레드 관계자는 “아기 엄마들에게 브랜드 신뢰를 쌓자 물티슈 등의 반복 구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OEM 업체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물티슈 전문업체 한울생약은 2022년 764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406억원으로 3년 만에 84% 늘었다. LG생활건강·이마트·GS리테일 등이 고객사다. 부산의 아이티씨도 쿠팡·배달의민족 PB와 생활공작소·모닝글로리 화장지를 생산하고 있다.

피부에 직접 닿는 생리대 시장에서는 안전성과 친환경 소재를 앞세운 신생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다. KAIST 박사과정을 밟던 여성 과학자들이 2021년 설립한 이너시아는 유기농 순면과 식물성 흡수체를 내세워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200억원으로 2024년 대비 두 배로 늘었고 최근 누적 판매량은 8300만 장을 넘어섰다. 29Days는 친환경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 해외 진출을 선택한 기업도 많다. 아이티씨는 5겹·뽑아쓰는 화장지 등을 개발하고 ‘헬로키티’ IP를 적용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해 지난해 약 3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위생용지 수출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위생용지 수출량은 2016년 3만3269t에서 지난해 4만1456t으로 24.6% 늘었다.

해외 제지업체는 국내 브랜드를 인수하며 시장에 들어왔다. 인도네시아 APP는 2024년 MSS홀딩스를 인수해 쌍용C&B와 모나리자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