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신용이 낮은 소상공인을 돕겠다며 만든 전용 보증 상품의 이용 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관련 대출 재원을 해마다 늘리고 신청 자격도 넓혔지만, 정작 돈이 급한 저신용 소상공인에게는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이효진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이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형 중·저신용자 지원 특별보증’ 실적은 2024년 1505건(295억원)에서 지난해 523건(103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9월까지 137건(25억원)에 그쳤다. 서울시는 이 보증과 연결된 대출 상품 ‘신속드림자금’ 규모를 2024년 500억원에서 올해 8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달에는 신청 자격도 신용점수 839점 이하에서 879점 이하로 넓혔다. 빌려줄 돈은 늘었는데 이용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 상품은 신용이 낮아 은행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해 2024년 8월 나왔다. 서울신보가 보증을 서주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서 최대 3000만원을 연 3%대 금리로 빌릴 수 있다. 문제는 이 보증 상품이 고신용 사업자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이다.
올 9월까지 서울신보 보증 승인 11만2988건 가운데 48.8%가 신용점수 901점 이상 고신용자였다. 750점 이하는 7.1%에 그쳤다. 2024년(10.0%)보다도 낮아졌다. 보증 받은 사람의 평균 신용점수도 2024년 870점에서 올해 882점으로 올랐다.
보증서를 받고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은행 대출로 이어지지 않은 건수는 2024년 2126건(600억원)에서 올해 9월까지 1만1242건(2058억원)으로 5배가 됐다. 비율로는 기존 3.3%에서 9.9%로 뛰었다.
서울신보는 전용 보증 이용이 줄어든 건 조건이 비슷하면서 한도가 더 큰 상품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속드림자금과 같은 재원을 쓰는 ‘민생경제 안정 특별보증’은 한도가 최대 5000만원으로 2000만원 많아 신청자들이 이쪽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서울신보의 보증 공급은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금융지원이 절실한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전용보증 실적 급감과 대출 미실행 증가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협약은행의 운영 실태를 점검해 정책금융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