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채 금리 오르자 은행 임원 소집한 재경부

입력 2026-10-20 17:50
수정 2026-10-21 13:54
재정경제부가 은행 자금 담당 임원들을 불러 은행채를 경쟁적으로 찍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빠져나간 기업 예금을 메우기 위해 앞다퉈 채권을 발행하면서 가산금리가 뛰고 국고채 금리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본지 9월 30일자 A1, 3면 참조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 16일 주요 은행 자금 부문 부행장급 임원 등을 소집해 은행권의 유동성 현황을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은행채 발행이 너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은행마다 발행을 늘리면 금리가 더 올라 국고채 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금융권에 따르면 배당·성과급 지급을 앞둔 대기업들이 작년에 비해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을 재예치하지 않고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증가했다. 이에 은행들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맞추기 위해 은행채 발행에 나서는 경우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분기 은행채 순발행 규모는 23조276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1조8092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만기 도래분을 갚고도 11조원 넘게 더 찍었다. 4분기 들어서도 은행채 발행 붐은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은행채 순발행액은 2조45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60억원)의 3.7배를 넘어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자금 사정이 빠듯한 4분기에는 은행 간 발행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데 최근에 은행들이 금리 상승을 예상해 미리 은행채를 발행하고 있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은행채 수급 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은행 담당자들을 만나 시장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공유했다”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