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적용한 로봇이 그동안 사람이 맡아온 건설 현장의 위험한 작업을 대체하는 시대가 열릴까. 숙련 인력 부족과 안전관리 부담,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가 피지컬 AI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정부도 로봇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건설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20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건설로보틱스 혁신포럼’ 출범식을 열었다. 건설회사와 로봇 기업의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로봇의 현장 적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포럼은 정책·제도, 기술·안전, 산업·데이터 등 3개 분과로 운영된다. 정책·제도 분과는 건설 로봇 도입에 필요한 법령을 정비하고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기술·안전 분과는 로봇의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시험·검증·인증 체계를 구축한다. 산업·데이터 분과는 공사 종류별 로봇 수요를 조사하고 AI 학습 데이터 표준화와 사업 모델 발굴에 나선다.
건설업계는 로봇 도입이 중대재해 예방과 공사 기간 단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고 위험이 큰 작업에 피지컬 AI 활용을 확대하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고로 인한 공기 지연을 줄일 수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건설 현장에 AI와 로봇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높은 곳에서도 볼트 위치를 자동으로 인식해 조이는 ‘철골 볼트 조임 자동화 로봇’을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개발한 ‘콘크리트 시공이음부 요철 생성 로봇’은 층간 결합력을 높이기 위해 덜 굳은 콘크리트 표면에 균일한 요철을 만드는 작업을 사람 대신 수행한다.
정부도 지원을 확대한다. 국토부는 ‘건설 현장의 인공지능 전환’을 위해 내년 58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로봇 기술 개발부터 인재 양성, 산업 육성,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피지컬 AI는 건설산업을 더욱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건설 로봇산업을 뒷받침할 법과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하고 계약·운영·관리 과정의 애로사항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