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신속히 돌려받아야 한다면서 북한 핵무기는 실전용이 아닌 '최후의 방어무기'라고 말했다. 이에 유승민 전 의원이 대통령의 국가안보 인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정부 출범 500일을 맞아 기자들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해 "신속히 돌려받아야 한다"며 "한미 협의도 기본적으로는 돌려받는 쪽으로 얘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전환'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실 이는 '환수'나 '환원'으로 표현해야 한다"며 "우리는 자주적 독립국가이며, 국가로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전작권을 돌려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방위를 담당해야 하고, 충분히 이를 감당할 수 있다. 한국 국방비 지출도 북한의 연간 국민총생산의 1.5배쯤 된다"며 "한국은 핵 전력을 빼고 재래식 군사력으로 전 세계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쪽(북한)에는 핵무기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한다. 사실이기도 하다"면서도 "핵무기라는 것으로 실전을 치를 것인가. 그건 최후의 방어무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전작권 문제는 북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한국의 군사력과 주한미군의 군사력을 합친 연합방위능력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할 수 있느냐는 능력과 효율의 문제"라며 "이 대통령은 전작권 문제를 무슨 자주독립국가의 주권 문제로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요건'이라니, 전작권이 미군에 있는 한 대한민국은 국가로서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며 "이재명 정부 이전의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나라였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전작권을 군사 안보 차원이 아니라 무슨 종속이론 같은 시대착오적 이념으로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북핵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핵무기로 실전을 치를 것인가'라고 말한 것은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핵무기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초토화한 이후 전 세계 군사 안보에서 절체절명의 요소가 됐다"며 "적이 핵무기를 가지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비가 있어야 하고, 최선은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정이 여의치 못해 어쩔 수 없이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 왔는데, 그나마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도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며 "대통령 생각대로 북이 핵무기를 실전에 쓰지 않는다면 한미동맹의 확장억제 약속도 파기해 보라"고 맞받았다.
유 전 의원은 "'최후의 방어 무기'란 또 무엇이냐"며 "북한 핵무기는 북한의 자체 방어용이고 절대 남쪽을 향해 쏘지 않을 테니까 북한 핵무기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주적 북한에 핵 협박을 당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북한이 해온 말과 똑같은 말을 한다"며 "이건 친북 정도가 아니라 종북이다. 종북이 아니라면 북핵에 대해 그런 말을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