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휴면 상태인 '잠자는 계좌'가 3억4000만개를 넘어섰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주고 있지만, 장기 미거래 계좌 등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와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총 3억4191만개였다. 2021년 말(2억6440만개)보다 7751만개(29.3%) 늘어난 것이다.
장기 미거래 계좌는 통상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를 뜻한다. 휴면금융자산 계좌에는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적금·보험금 계좌와 별도 기준을 적용하는 휴면성 증권계좌가 들어간다.
이중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는 1억9503만개로, 4년 새 26.0% 증가했다. 예·적금 계좌가 1억2483만개로 가장 많았다. 예수금 6927만개, 보험금 94만개 순이었다.
특히 장기 미거래 예수금 계좌는 2021년 말 4281만개에서 4년 새 61.8% 늘었다. 같은 기간 장기 미거래 계좌 전체 증가분의 약 3분의 2 수준이었다. 장기 미거래·미청구 금융자산 잔액은 14조1857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적금 7조4342억원, 보험금 5조1895억원, 예수금 1조5620억원 등이다.
전체 잔액은 2021년 말(15조833억원)보다 줄었다. 반면, 예·적금 잔액은 같은 기간 6조5849억원에서 8493억원 늘어났다,
장기 미거래 예·적금 잔액을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1등이었다. 은행은 5조6887억원, 상호금융은 1조6671억원, 저축은행은 784억원이었다.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2021년 말 1억955만개에서 지난해 말 1억4688만개로 늘었다. 휴면성 증권계좌가 7311만개에서 1억992만개로 약 3681만개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말 전체 휴면금융자산 계좌의 약 75%는 휴면성 증권계좌였다. 지난해 금융권이 환급한 휴면금융자산은 5488억원, 관련 계좌는 약 830만개였다. 서민금융진흥원 출연분은 제외한 집계다. 이런 환급에도 지난해 말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전년보다 약 512만개 증가했다.
박성훈 의원은 장기 미거래 계좌의 누적 원인을 분석하고, 고객 안내와 환급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환급 실적을 홍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 미거래 계좌가 계속 쌓이는 원인을 파악하고, 금융회사의 사전 안내와 환급 절차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