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1일 14: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희는 설립 초기부터 한국과 일본에 공을 들였습니다. 한국은 지금도 매우 중요한 핵심 시장입니다. 한국을 맡은 동료 중에는 이제 한국어를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예요."
옹 루이춘 세비오라캐피탈 매니징디렉터(MD)는 21일 싱가포르 파크로얄피커링 호텔에서 열린 'ASK 싱가포르 2026'에서 이같이 말했다. 옹 MD가 이끄는 파빌리온캐피탈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2012년 세운 사모펀드(PE) 투자 조직이다. 올해 초 테마섹 조직 개편으로 계열 자산운용사인 세비오라캐피탈에 통합됐다.
파빌리온은 지금까지 한국에 10억달러를 투자해 5억달러 이상을 돌려받았다. 국내 운용사 21곳의 펀드 37개에 출자했고 공동투자는 24건을 집행했으며, 출자 펀드를 통해 간접 보유한 국내 기업은 600곳이 넘는다. UCK파트너스, IMM, 글렌우드PE,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아크앤파트너스, 알토스벤처스 등이 주요 출자 운용사다. 지오영, 에어퍼스트, 비올, 제뉴원사이언스 등에는 공동·직접 투자했다. 옹 MD는 “KKR이나 TPG 같은 글로벌 대형 펀드에 출자하는 건 쉽지만, 우리는 일찍부터 한국 현지 운용사들과 관계를 쌓으며 중견기업에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주목하는 분야로는 AI 반도체를 꼽았다. 파빌리온은 한국을 메모리 반도체의 중심지로 보고 있다. 탄탄한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장비 제조 역량이 메모리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파빌리온은 국내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업 리벨리온에 투자했다. 옹 MD는 "여기 계신 한국분들은 대부분 아실 이름"이라며 "리벨리온의 기업가치가 최근 수준으로 오르기 전에 투자한 초기 해외 투자자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옹 MD가 가장 힘주어 말한 대목은 엑시트(투자 회수)였다. 그는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모든 팀원이 반드시 답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결국 '엑시트할 수 있느냐'"라며 "돈을 거둬들일 기회가 보이면 우리는 그렇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용사에만 기대지 않고 공동투자 건은 우리가 직접 엑시트 기회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국내 회수 성공 사례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다. 옹 MD는 "매우 일찍 투자한 건"이라며 "이미 투자금의 약 24배를 돌려받았지만, 성장 여력이 커서 아직 남은 지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액을 포함한 토스 투자 수익은 투자금의 38.1배다. 옛 도판포토마스크인 일본 텍센드(4.2배)와 중국 산업가스 기업 잉더가스(5.1배)도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그는 "펀드 비즈니스에서는 분배수익률(DPI)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주요 수익률 지표 모두 대체투자 데이터업체 프레킨 벤치마크 기준 상위 25%에 든다고 했다.
파빌리온은 테마섹 자금만 운용하는 조직으로 북아시아에 투자하다가 동남아를 포함한 아태 전역으로 범위를 넓혔다. 세비오라 통합 당시 운용자산(AUM)은 90억달러, 누적 투자액은 70억달러, 누적 분배액은 60억달러였다. 그동안 190곳 이상의 운용사에 출자했고 12개국에 투자했으며, 공동투자는 350건이 넘는다. 헬스케어에는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그 이상을 거둬들였다.
옹 MD는 "그동안 테마섹 자금만 운용해 왔지만, 이제 처음으로 외부 투자자를 출자자(LP)로 맞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지난 14년간의 투자 전략을 담은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테마섹과 세비오라가 주요 LP로 참여했고, 현재 투자자 모집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투자 결정은 파빌리온 내부 투자심의위원회가 독립적으로 내린다.
싱가포르=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