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주 들썩…"中 ESS 업체 美서 철수"

입력 2026-10-19 18:02
수정 2026-10-2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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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배터리주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 재편 기대에 일제히 급등했다. 북미 시장을 석권한 중국 업체가 미국 정부의 규제 및 관세 제도 강화로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증권가에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으로 인해 몇 년간 주가 부진을 이어온 배터리주가 북미 ESS시장이라는 새로운 기회에 힘입어 수익성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SDI 11% 급등…소재주 동반 강세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11.70% 오른 5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7.20% 상승한 43만2000원, SK이노베이션은 7.24% 오른 16만3000원에 마감했다. 기관투자가는 이날 국내 증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1320억원어치)과 삼성SDI(1163억원어치)를 가장 많이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10.90% 급등했고 코스닥시장에선 에코프로(11.19%), 에코프로비엠(8.33%), 엘앤에프(7.26%) 등이 강세를 보였다. ◇중국산 견제, 공급망 전체로이날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온기가 돈 배경에는 대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 보도가 있다. 이 매체는 이날 미국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고강도 규제와 관세, 지분 심사 강화로 중국 주요 ESS 업체가 올해 미국 영업에서 집단 철수하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비중국산 공급망 확보 기조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는 국내 ESS산업에 구조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배터리 업체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 중국에서 수입하는 완제품에 규제를 가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공급망 전체에서 중국 기업과 자금을 배제하는 방식이다. 하이티움 등 일부 업체는 북미 현지에 배터리 모듈 및 ESS 시스템 공장을 세웠지만 중국산 셀을 수입할 때마다 관세를 내고 있다. 미국 국세청이 올해부터 금지외국기관(PFE)이 통제적 지분을 보유한 기업 제품을 대상으로 생산 및 설치 투자 세액공제를 제한한 것도 중국 업체의 시장 경쟁력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기존 점유율을 감안하면 대체 수요의 잠재력은 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미 ESS용 배터리시장에서 중국 CATL과 하이티움은 출하량 기준 각각 38.8%, 17.2%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6%, 삼성SDI는 6.1%다. ◇전기차 부진에도 ‘파란불’증권가는 북미 대상 ESS 출하 확대가 배터리 기업의 강력한 이익 개선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시장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에 잠정 매출 9조6434억원, 영업이익 7560억원을 올렸다고 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고, 시장 컨센서스(1883억원)의 네 배를 초과했다.

삼성SDI도 다음달 실적 발표를 앞두고 눈높이가 상향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증권가의 삼성SDI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석 달 사이 288억원에서 1913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217억원에서 4676억원으로 2053.91% 급증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 ESS 공장이 2029년까지 생산능력의 약 80%를 수주로 확보한 만큼 전기차시장 회복이 더디더라도 기업 전체의 이익 체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