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44% 급등·담배 한갑 2만원…프랑스 물가 비명

입력 2026-10-19 17:42
수정 2026-10-20 00:11
경유 1L 2.3유로(약 3434원), 담배 ‘말보로 레드’ 한 갑 13.5유로(약 2만157원).

이달 프랑스 정부가 집계한 자국 주요 생필품의 평균 가격이다. 경유 가격은 한국(1843원) 대비 86% 높고, 한국에서 4500원인 말보로 레드는 네 배 이상 비싸다. 특히 경유는 작년 같은 달(1.62유로)과 비교해 약 44% 급등하면서 시민의 부담이 커졌다. 지난 15일 프랑스 통계청(INSEE)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전년 동월과 비교해 3.1% 올랐다. 202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이 같은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고는 지난 17일 55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나온 대규모 시위의 주요 원인이 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물가 상승은 2010년대 초반 이후 지속됐다.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해 유럽중앙은행(ECB)이 10년 이상 저금리 정책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1년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는 유럽 각국의 국채를 매입해 시장 금리를 떨어뜨리는 양적완화까지 적극 시행했다. 경기 둔화에도 총수요가 줄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률 역시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원인이 됐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방만한 재정으로 이어졌다. 장기간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프랑스 등 각국 정부의 차입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장기 저금리가 높은 부채에도 이자 부담을 낮춰 재정 취약성을 가렸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프랑스 정부는 보조금 집행 등으로 특정 분야의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생활비도 적극적으로 보조했다. 이는 2분기 말 기준 프랑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19.0%까지 상승한 주요 이유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올해 이란 전쟁 발발은 위태롭던 물가를 급등시키는 트리거가 됐다. 원유와 천연가스 도입 가격이 오르며 연료비와 난방비 등 에너지 가격은 물론 화물 배송비, 상품 유통 비용까지 줄줄이 오른 것이다. 올여름 폭염으로 식품 가격도 상승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