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럭셔리카 핵심 엔지니어, 중국의 무기 되다

입력 2026-10-19 17:37
수정 2026-10-20 01:14
중국 전기차 회사가 유럽 럭셔리카 출신 고급 인재를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1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비야디(BYD)는 유럽 현지 인력을 2030년까지 4만 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직고용 기준으로 비유럽 완성차 업체 중 최대 규모다. BYD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2억4800만유로(약 3705억원)를 투자해 유럽 본부를 설치하고 2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떠오르는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 샤오미 역시 지난해 독일 뮌헨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열었다. 고성능차 개발과 디자인, 섀시 튜닝을 전담하는 이 센터에는 BMW와 포르쉐, 람보르기니 출신이 대거 영입됐다. 샤오미 역시 BMW 출신 임원급 개발인력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의 페라리 소속 공기역학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등 고급 인력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이렇게 2010년 이후 중국 기업이 유럽 현지에 세운 R&D·디자인 거점만 19곳에 달한다.

그동안 중국 업체가 유럽에서 영입한 인재는 디자인 전문가가 주를 이뤘다. BYD와 지리그룹이 각각 2016년, 2021년 아우디와 벤틀리 출신 인력을 디자인 총괄에 앉힌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디자인만 유럽 전통차 기업을 모방하는 수준에 그쳐선 안 된는 판단에 따라 인재 영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엔진과 브레이크 등 핵심 구동·제동 장치 기술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며 “인재 채용을 위해 중국보다는 유럽 근무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대대적 구조조정 중인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 인력도 대거 흡수하고 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 산업단지가 있는 독일의 관련 고용 인원은 지난해 72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약 4만7000명 줄었다. 전기차 전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0만7000명 감소했다. 이렇게 줄어든 인력 상당수가 중국 기업의 R&D·디자인센터 또는 중국이 인수하는 유럽 내 공장 등에 재취업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예테보리=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