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를 다 쓰고 남은 휴지심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돈을 받고 팔리는 이색 거래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당 100원 안팎에 거래되는가 하면 수십 개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지심을 중고 거래로 판매했다는 경험담이 공유돼 관심을 모았다.
게시물을 작성한 A씨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 '상태 좋은 휴지심'이라는 제목의 판매 글을 올렸다가 뜻밖의 구매자를 만났다. 버리려던 휴지심을 20개나 구매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A씨는 휴지심을 팔아 번 돈으로 새 화장지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창조경제'에 빗대기도 했다.
실제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휴지심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려는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다. 일반 두루마리 휴지심뿐 아니라 키친타월 심, 종이로 만든 원통형 포장재인 지관통 등도 거래 대상이다.
판매자들은 휴지심의 청결 상태나 훼손 여부를 강조하며 구매자를 찾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의 한 지역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휴지심과 아이스팩을 사고파는 게시물이 한 달간 30건 넘게 올라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버려지는 휴지심에 수요가 생긴 배경에는 다양한 재활용 방법이 있다.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미술·만들기 활동을 준비할 때 휴지심을 재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휴지심은 종이를 붙이거나 색을 칠해 동물과 로켓, 망원경 등 여러 가지 모형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수업에 필요한 수량을 한꺼번에 확보해야 하는 교사나 학부모에게는 중고 거래가 유용한 구매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도 휴지심을 활용한다. 원통 안에 간식을 숨기거나 양쪽 끝을 접어 반려견이 냄새를 맡고 먹이를 찾도록 하는 '노즈워크' 놀이 도구로 만드는 방식이다.
SNS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장난감보다 휴지심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반려견의 모습을 공유하는 게시물도 올라오고 있다. 다만 반려동물이 종이를 뜯어 삼키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휴지심을 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젖은 신발 안에 넣어 습기를 흡수하거나 청소기 흡입구에 연결해 좁은 틈새를 청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휴지심을 길게 잘라 옷걸이에 끼우면 옷이 닿는 면적이 넓어져 니트나 셔츠의 어깨 부분에 자국이 남는 것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