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앞두고 등판한 문재인…"강제북송 4명 무죄 줘야"

입력 2026-10-19 14:46
문재인 전 대통령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 4명의 무죄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에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냈다. 문 전 대통령이 의견서를 제출한 시점은 지난 6월 17일 열린 결심 공판 전후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의견서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북한 선원들을 국내로 받아들이지 않고 송환한 것은 국민 안전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부의 결정을 사후적으로 법적 책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재판의 피고인은 정 전 실장을 비롯해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 4명이다.

이들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던 탈북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강제로 북한에 송환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2023년 2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직권을 남용해 탈북 어민들이 국내 법령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 등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강제 북송 과정에 위법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탈북 어민들이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범죄의 중대성과 남북 분단 상황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공백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이에 따라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선고유예는 범죄의 성립은 인정하면서도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는 제도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가 면제된 것으로 간주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정 전 실장 등 4명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