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대신 공개 사과에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추 지사에게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당 소속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소방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 차원의 후속 조치도 예고했다. 그는 "당은 앞으로 당 소속 공직자들의 이런 부적절한 발언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깊은 숙의를 거쳐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논란은 경기 부천의 한 도금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김진석 소방관이 순직한 가운데 불거졌다. 김 대표는 고인을 애도하며 "소방관 여러분께, 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고인의 빈소를 직접 찾기로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와 한정애 사무총장은 오후 3시 경기 부천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 대표도 18일 일정이 끝나는 대로 조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김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순직 소방관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는 "고귀한 희생에 걸맞은 예우와 유가족 지원에 힘을 보태겠다"며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안전 지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다친 소방대원들의 빠른 회복도 기원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방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예산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조계원 대변인은 사고 당시 공장에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용기 180여 통이 있었지만 위험물 취급 허가 이력이 없었고,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은 제도의 빈틈과 안전 불감증에 소방관이 희생되는 구조를 반드시 바꾸겠다"며 "소방 인력과 장비 확충, 처우 개선 예산을 국회에서 책임지고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희 원내대변인도 추 지사의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는 "상처받으신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위험한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분들의 노고와 자부심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