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눈물…불황에 빚 감당 못한 법인파산 4년새 2.4배

입력 2026-10-17 08:30

법인파산 신청이 꾸준히 늘어 최근 4년 만에 2.4배 수준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에 따른 경영난이 누적되면서 기업뿐 아니라 가계의 채무 상환 부담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회생 신청과 부동산 경매도 급증하면서 경기 부진의 충격이 기업과 자영업자, 가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사법연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은 2282건이었다. 법인파산 신청은 2021년 955건에서 2022년 1004건, 2023년 1657건, 2024년 1940건, 지난해 2282건으로 해마다 늘어 4년 만에 2.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법인 회생이 주로 포함된 회생합의 사건도 같은 기간 717건에서 1321건으로 84% 늘었으나, 같은 기간 법인파산은 139% 늘어 증가 속도가 더욱 빨랐다.

개인 채무자의 회생 신청도 크게 늘었다. 개인회생 신청은 2021년 8만1030건에서 2025년 14만9147건으로 84.1% 증가했다. 개인회생은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이 빚의 일부를 원칙적으로 3년(최장 5년)간 나눠 갚는 절차로, 일을 하면서도 빚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을 찾는 채무자가 늘고 있다.

반면 소득이 없어 빚을 갚을 수 없는 경우 이용하는 개인파산은 지난해 4만909건 접수돼 최근 5년간 매년 4만 건대를 유지했다. 부동산 경매 신청도 2021년 6만2116건에서 2025년 9만9296건으로 59.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느 "현장에서는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임대료, 대출 이자까지 감당하지 못해 버티다 못해 법원 문을 두드리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누적된 데다 소비 회복도 더뎌 빚을 갚으려고 또 빚을 내는 악순환에 빠진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연체가 본격화한 뒤에는 회생이나 파산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은 만큼 채무 조정과 사업 재기를 지원하는 제도가 제때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번 법원 통계는 기업과 가계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민생 통계"라며 "개인회생, 파산, 경매 등 서민, 소상공인 삶과 직결되는 처분에 대해서는 법원이 더욱더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서 민생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