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4주 더 동결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 물가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하는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6월 말 7차 가격을 L당 150원씩 내린 뒤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최고가격은 L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주유소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 아니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적용된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15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9달러, 두바이유는 10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8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선박과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 등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둔화했지만 석유류 물가는 전년보다 14.8% 올라 국민 부담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가격 통제로 소비가 늘었다는 지적에는 추석 연휴와 고속도로 주유소 특별할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보다 3.0% 늘었지만, 증가분 약 3만6000kL 가운데 2만9000kL가 추석 연휴가 있던 넷째 주에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휘발유가 1.7%, 경유가 7.6% 줄었다.
정유업계는 국내 소비 감소 등을 이유로 수출 제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공급 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수출량을 전년 동월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산업부는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업계와 소통하며 수출 물량 관리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