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넣어둔 사람 많은데"…'368곳' 경고등 켜졌다

입력 2026-10-16 21:00
수정 2026-10-16 21:09
이 기사는 10월 16일 오후 3시30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역 농·수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순자본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4%)를 밑도는 조합(금고)이 300곳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실 발생 시 감당할 돈이 부족한 조합이 3년여 만에 36% 증가한 것이다. 장기간 대출 자산이 부실해지면서 상호금융권 기초체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대출 연체로 말라가는 곳간
16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 농·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에서 순자본비율이 4% 미만인 단위 조합은 총 368곳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이후 3년6개월 만에 131곳 늘었다. 이 중 새마을금고가 123곳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순자본비율은 자기자본에서 대출 부실에 따른 손실액을 뺀 금액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 가운데 하나로, 금융당국은 농협에 최소 5% 비율을 권고한다.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 최저 순자본비율을 4%로 감독한다. 신협과 수협, 산림조합 권고치도 현재 2%에서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4%로 높일 예정이다. 법정 기준에 미달하면 재무상태 개선 권고·요구, 경영 정상화 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자본 관리에 ‘경고등’이 켜진 조합이 가장 많은 상호금융은 신협(178곳)이었다. 새마을금고(153곳)가 그다음으로 많았고 이어 수협(28곳), 농협(6곳), 산림조합(3곳) 순이었다.

대출 부실화로 연체율이 두 자릿수인 조합도 대폭 늘었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10% 이상인 조합만 339곳에 달했다. 2022년 말(51곳)보다 여섯 배 큰 규모로, 올해 들어서만 135곳 늘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 연체가 이어진 충격이 컸다. 신협(10.24%)과 새마을금고(10.17%)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6월 말 10%를 넘어섰다. 산림조합(9.07%)과 수협(9.06%), 농협(7.98%) 연체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부실 여파로 자본이 부족해져 상호금융이 지역 경제의 자금줄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속하게 부실을 털고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적 부진에 수신마저 줄어부실 채권에 발목이 잡혀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새마을금고(-6768억원)와 신협(-1889억원), 산림조합(-370억원), 수협(-9억원)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역 농협이 유일하게 이익을 냈지만 순이익(9413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 부실이 수익성 악화, 자본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때문에 감독당국의 집중 관리와 구조조정이 필요한 조합이 급증했다. 금융당국 감독 규정에 따라 업권별로 취약(D) 및 위험(E) 등급으로 분류된 조합이 6월 말 251곳으로 늘었다. 2023년 말(41개) 이후에만 200곳 넘게 불어났다.

그나마 올해 8월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영업 상황이 다소 개선됐다. 신규 집단대출 취급이 가능해졌고 중금리대출도 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예금금리를 올려도 수신 규모가 줄어들어 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상호금융 수신 잔액은 904조76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7조원 감소했다.

송 의원은 “상호금융이 자체적으로 부실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며 “전용 배드뱅크 조성과 부실 조합 통합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성/이시은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