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변압기, 美 데이터센터 열풍에 수출 고공행진

입력 2026-10-16 17:33
수정 2026-10-17 01:16
국내 대형 변압기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미 정부의 중국산 전력기기 견제도 한국 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는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1만킬로볼트암페어(kVA) 용량을 초과하는 변압기 수출액은 11억6500만달러(약 1조550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억5800만달러)보다 21.6% 증가했다. 2024년 같은 기간(6억7200만달러)과 비교하면 73.4% 늘었다.

변압기는 외부에서 들어온 전력의 전압을 조절해 필요한 곳으로 공급하는 장치다. 1만kVA 이상 대형 변압기는 발전소와 대규모 산업시설 등에 사용된다.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배전망에도 쓰인다.

수출이 많이 증가한 곳은 미국이다. 지난 1~3분기 대형 변압기 미국 수출액은 8억900만달러로 전년 동기(5억6100만달러)보다 44.2% 늘었다. 전체 대형 변압기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31.9%에서 올해 69.4%로 높아졌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가장 활발한 시장이다. AI 인프라 투자와 함께 노후 전력망 교체가 이뤄지면서 대형 변압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중국산 전력기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도 한국 기업에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의 대중 압박 기조가 없었다면 한국 변압기 회사들이 호황을 누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변압기 수요 증가에 맞춰 증설에 나섰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생산 거점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북미 생산법인의 연간 생산능력을 2011년 설립 당시 연 70여 대에서 현재 105대로 늘렸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남 창원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멤피스 공장에 1억5700만달러(약 2100억원)를 투자해 2028년까지 현지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12월 1008억원을 투자해 초고압 변압기 2공장을 준공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