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AI 활용, 운영 효율화에 치우쳐…혁신 AX로 가야"

입력 2026-10-16 16:51
인공지능(AI)이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의 판도를 바꾸는 시대다. 금융과 국방 분야도 AI를 단순한 업무 효율화 도구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과 시스템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원(원장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기술경영전문대학원(원장 공정식)은 1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금융·국방 AX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는 금융 AI 기술 경쟁력 확보와 국방 데이터의 작전 활용, 소버린 AI 구축 및 관련 제도 개선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김동수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원장은 “조직과 산업 전체를 AI 중심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금융 산업의 혁신과 미래 국방·안보 역량 강화, 나아가 국가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식 고려대 기술경영전무대학원장도 “AX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술을 조직의 전략과 혁신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제1세션에서는 금융 AI 기술과 R&D의 중요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발제를 맡은 김장호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생성형 AI 등장으로 AI가 금융 업무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의사결정 단계까지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국내 금융권의 AI 활용이 여전히 운영 효율화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산업의 R&D 투자 비중이 2024년 글로벌 R&D 지출의 1.7%에 불과하다는 점도 짚었다. AI를 활용하는 것과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것은 다른 문제인 만큼 금융회사들이 R&D를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2세션에서는 국방 AX 추진 방향과 데이터 활용 전략이 논의됐다. 강화정 국방부 데이터정책총괄은 국방 AI 공통운영체계인 ‘K-메이븐’ 구축, 국방 특화 AI 모델 개발, 국방 실데이터 제공, 국방 AX 거점 5곳 구축, AX 스프린트와 국방 D.AX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을 소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금융과 국방 AX를 뒷받침할 규제·클라우드·산업 생태계 문제가 다뤄졌다. 주민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맞는 금융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신용정보법상 동의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망분리 규제 완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소버린 AI의 성패가 모델 자체뿐 아니라 클라우드 운영 주체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겸 AX 전략포럼 위원장은 “금융에서는 AI 에이전트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국방에서는 드론·무인체계와 AI의 효용이 입증되고 있다”며 “기업과 군, 정부 모두 AX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