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로켓 추진기를 장착해 공중에서 회전하고 다른 차량들을 뛰어넘는 신형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2017년 처음 차세대 모델을 선보인 지 약 9년 만이지만 실제 생산 시점은 2028년으로 제시됐다.
테슬라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에 있는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차세대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 시연 행사를 열었다. 새 로드스터는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공동 개발했다.
이날 공개된 흰색 2인승 차량은 대형 경사로를 타고 올라가 천장을 향한 상태로 주행했다. 차체를 노면 쪽으로 빨아들이는 흡입 장치를 이용해 뒤집힌 상태를 유지한 뒤 내장된 냉가스 추진기를 작동해 공중에서 회전하고 지상에 착륙했다.
다른 시연에서는 추진력을 이용해 사이버캡과 사이버트럭, 세미트럭, 모델Y, 모델3 등이 놓인 구간을 뛰어넘었다. 추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등을 고려해 차량에는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긴밀하게 협력해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것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신형 로드스터를 사람이 직접 운전하도록 설계된 자사의 마지막 차량으로 소개했다.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라스 모라비는 로드스터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 1초 미만에 도달한다고 밝혔다. 최고속도는 시속 230마일(약 370㎞)을 넘고 한 번 충전한 뒤 300마일(약 483㎞) 이상 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들은 테슬라의 자체 발표로, 공인 시험을 거친 성능은 아니다.
주행거리는 2017년 처음 제시했던 목표보다 크게 줄었다. 당시 테슬라는 한 번 충전으로 620마일(약 1000㎞)을 달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테슬라 한국 홈페이지에도 1000㎞의 주행 가능 거리가 표시돼 있지만 새 모델의 확정 사양과 일치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형 로드스터는 '퍼포먼스', '스러스트', '로켓’'등으로 구분된다. 일반 퍼포먼스 모델의 예약금은 5만달러, 가속용 추진기를 갖춘 스러스트 모델은 25만달러다. ‘완전 비행 시스템’을 갖춘 1인승 로켓 모델은 초청받은 고객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로켓 모델은 일반 도로 운행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추진기를 사용하는 기능이 실제 도로에서 허용될지, 안전 규제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행사에서 신형 모델의 최종 판매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로드스터는 당초 2020년 생산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여러 차례 연기됐다. 이번 행사에서도 테슬라는 생산 시작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했다. 최초 공개 시점으로부터 10년 넘게 지나서야 양산되는 셈이다.
로드스터가 테슬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머스크 역시 과거 로드스터가 회사 재무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제품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판매량 확대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후광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