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급등에도 '역대급 매도 폭탄'…대만 발칵 뒤집어졌다

입력 2026-10-16 08:20
수정 2026-10-16 09:01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을 타고 올해 62% 급등한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역대급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대만 증시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TSMC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가 더 오를 여력과 AI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글로벌 반도체를 대표하는 대만 주식시장의 외국인 거래대금과 시총 비중은 40%대 수준"이라며 "인공지능(AI) 투자 열기 속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주식시장은 전세계 투자자들이 놓치기 싫은 투자처로 손꼽혀 왔고, 올해 대만가권지수는 62% 상승했다지만 외국인 매도세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외국인 순매도 약 3026억 대만달러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올해 누적 순매도액도 1조9200억 대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의 3배를 웃돈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만 주식시장에서 팔아치운 주식 규모는 1조9200억 대만달러로, 지난해 1년간 순매도액(6300억 대만달러)의 3배를 넘어섰다"고 부연했다.

정 연구원은 "대만 벤치마크 지수인 대만가권지수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서는데, 두번째로 큰 종목인 미디어텍의 비중은 4.5%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만 주식시장에 대한 고민은 TSMC에 대한 고민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 TSMC는 전세계적인 AI 투자 사이클에 힘입어 역사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467억달러로 다시 한번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고,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523~543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5~61% 증가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견조한 실적이 동반되고 있는 AI의 구조적 성장 사이클 스토리에도 외국인의 매도세는 추가 성장에 대한 고민일 수 있다"며 "2018년 이후 대만 주식시장의 분기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4개 분기 이동평균)는 TSMC 매출 성장률을 약 3개 분기를 선행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새로 쓰는 TSMC의 추가 성장 탄력과 신규 경쟁사에 대한 대만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외국인 순매수 추이와 대만가권지수 성과는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는데, 올해 들어 사이클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도 경계할 포인트"라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