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5% '노인·장애인'인데…준비 안된 한국사회

입력 2026-10-15 18:03
수정 2026-10-16 02:36

한국의 이주배경인구는 총 268만 명(작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5.2%를 넘는다. 이주배경인구는 한국에 3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에 귀화자, 이민 2세를 더한 개념이다. 한국 정부의 해외 홍보 사이트인 코리아넷은 “이주배경인구가 5%를 넘으면 다문화 국가로 분류한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대로라면 한국은 이미 단일민족 국가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와 공존하는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42년 이주배경인구는 404만 명으로, 전체의 8.1%까지 증가한다. 2022년 220만 명에서 20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난다. 같은 기간 총인구가 5167만 명에서 4963만 명으로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노동시장의 인구 구조 변화는 더 극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생·고령화와 맞물리면서다. 만 15~64세 내국인 생산연령인구는 2022년 3527만 명에서 2042년 2573만 명으로 954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이주배경인구 중 생산연령인구는 175만 명에서 311만 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전체 생산연령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에서 11.1%로 높아진다.

한 나라가 인구를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2.13명을 넘어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명이었다. 자식 세대의 인구가 부모 세대의 40%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한국 인구는 2072년 3622만 명까지 쪼그라들 전망이다. 인구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통일 아니면 이민뿐’이란 분석이 나온 배경이다. 이민을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한 한국이지만 작년 말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이민정책 전담기관 신설’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85.3%에 달했다.

한국은 부족한 노동력을 임시방편으로 외국인 근로자로 매우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는 111만 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외국인의 12%인 34만 명이 불법 체류자라는 통계는 우리 사회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체류의 지속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제도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회적 약자인 고령자와 장애인의 삶도 버겁다. 2024년말 고령자와 장애인은 127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4.6%를 차지한다. 한국인 4명 가운데 1명이 노인과 장애인이다. 하지만 노인빈곤율은 3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2025년 장애인고용률은 34%로 1년 전보다 하락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면서 밖으로는 노동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우리 사회의 역설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고령자와 장애인의 고용 여건을 개선하고 이주민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것은 인구 감소 시대의 경제적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