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을 비롯한 서민 주택대출 연체액이 4년 만에 네 배로 늘어난 것은 내수 부진 속에 고금리와 고물가가 겹친 여파로 풀이된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3%(전년 동기 대비) 안팎을 오가고 있다. 지난달 상승률은 2.9%였는데,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으면 3.5%였을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만 14.8%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 긴축에 나서자 대출금리가 치솟고 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다섯 차례 인상됐다. 모든 만기 구간에서 지난해 말보다 1.25%포인트 높아졌다. 10년 만기는 연 4.9%, 50년 만기는 연 5.2%다. 디딤돌대출 금리는 지난해 3월 수도권에서만 0.2%포인트 오른 뒤 연 2.85~4.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연 3%인 기준금리를 더 올린다면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외 여건 악화로 정책대출 연체마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서민 주거 안전망이 흔들리지 않도록 보완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은행권에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린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훨씬 커졌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5년 고정형(주기·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9~6.9%로 올랐다. 최고금리가 올해 들어서만 1.3%포인트가량 뛰었다. 5년 전 연 3%대 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사람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4대 은행이 2021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신규 취급한 5년 고정형 주담대만 12조8875억원에 달한다. 차주가 현재 금리의 중간값인 연 5.9%로 금리를 재조정한다고 가정하면 늘어나는 이자만 연간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고정형에 비해 낮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올라가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을 반영해 16일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기존 연 4.39~5.79%에서 연 4.64~6.04%로 변경한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3%로 8월 대비 0.25%포인트 뛰었다. 3년10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