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존 깬다…포스코·한화오션, LNG 화물창 국산화 도전

입력 2026-10-15 13:47
수정 2026-10-15 13:48


포스코와 한화오션이 국산 고망간강을 대형 LNG 운반선 화물창에 적용하기 위한 실증에 나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주도해 온 고망간강의 선박 적용 확대가 대형 화물창 시장으로 이어지며 K-조선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포스코는 15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이희근 포스코 사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고망간강 화물창 실증선 확보를 위한 상호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플로우도 참여해 실증선 확보와 운용을 지원한다.

양사는 고망간강 화물창을 탑재한 실증선을 건조하고 실제 운항 환경에서 안전성·내구성·운용 효율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선주사에 제시할 운항 실적(트랙 레코드)을 확보하고 상용화와 해외 수주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고망간강은 영하 163도 이하의 극저온에서도 강도와 충격인성을 유지하는 포스코 독자 기술 기반의 특수강재다.

기존 LNG 화물창에 주로 사용되는 고가의 니켈 합금강(INVAR)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고, 망간을 활용해 소재 공급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은 선박 자체 연료를 저장하는 LNG 연료탱크에 주로 적용되던 고망간강을 대형 화물 저장설비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박 1척당 약 1000톤의 소재가 필요한 LNG 연료탱크와 달리 LNG 운반선 화물창에는 1만톤 이상의 소재가 투입된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소재 적용 물량 확대와 함께 국산 기술의 시장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고망간강의 선박 분야 상용화에는 장인화 회장의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사업 확대 의지가 바탕이 됐다.

장 회장은 2017년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당시 광양 LNG터미널 5호기에 고망간강 적용을 주도해 2019년 준공과 실증을 이끌었다.

2020년 포스코 사장 재임 당시에는 한화오션 경영진을 직접 찾아가 소재의 안전성과 적용 타당성을 설명하며 선박 분야 확대를 추진했다.

이후 2021년 한화오션의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 LNG 연료탱크에 고망간강이 적용됐으며, 2026년 현재 LNG 연료탱크 등을 포함한 누적 적용 실적은 51척에 이른다.

이번 화물창 실증은 기존 연료탱크 중심의 적용 실적을 대형 LNG 운송 시장으로 확대하는 다음 단계다.

기술적 장점도 있다. 고망간강 화물창은 고객 요구에 따라 초저 기화율부터 경제형 기화율까지 구현할 수 있다.

구조 강성이 우수해 액체 화물의 출렁임으로 발생하는 슬로싱에 따른 운항 제약을 줄일 수 있으며, 화물창을 별도로 제작해 선박에 탑재하는 독립형 구조를 통해 조선소의 건조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의 소재 기술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트레이딩·터미널 운영 역량, 포스코플로우의 물류 지원을 결합해 LNG 밸류체인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사는 향후 LNG 벙커링선과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수소·에탄·암모니아 등 극저온 화물 운송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희근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포스코의 독보적인 고망간강 기술력은 K-조선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병기가 될 것"이라며 "LNG 화물창을 시작으로 친환경 선박 소재 시장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은 "양사의 기술 역량을 결집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화물창 솔루션을 제공하고, LNG를 비롯한 다양한 저온 화물 운송 분야로 적용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화오션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각인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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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