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원들이 법인카드를 자택 근처에서 사용하거나 업무 관련성이 부족한데도 결제하다 적발됐다. 올해 확인된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사례만 15건, 274만원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해당 금액을 전액 환수했고 규정을 위반한 직원들에겐 총재 구두경고 조치를 취했다.
1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은에서 적발된 법인카드 오사용은 총 15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273만6400원이다.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한 것은 업무 관련성이 부족한 지출이었다. 적발 사례는 3건에 불과했지만 금액은 196만원으로 전체 오사용 금액 가운데 약 72%를 차지했다.
사용 장소나 시점이 문제가 된 사례도 있었다. 직원들이 자택 근처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례는 8건, 24만4600원으로 나타났다. 근무일이 아닌 날에 사용한 사례도 2건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34만9800원이다. 관할 구역 밖에서 사용한 사례는 2건, 18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각 부서의 자체 점검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부적절하게 사용한 금액 273만6400원은 모두 환입했다. 위반 직원들에게는 총재 명의의 구두경고 조치를 내렸다. 임직원 행동강령을 숙지하도록 하고 청렴·윤리교육 프로그램도 안내했다.
한은의 법인카드 운용 규모도 확인됐다. 한은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직원들에게 지급한 법인카드는 총 679개. 카드별 사용 한도는 최소 30만원, 최대 3억원이었다.
실제 사용액도 적지 않았다. 올해 1~7월 카드당 월평균 사용액은 2월 99만4900원에서 4월 216만8500원 사이였다. 월평균 사용액이 가장 많았던 4월엔 카드당 평균 216만8500원이 사용됐다.
한 번에 결제한 금액이 7000만원에 이르는 사례도 확인됐다. 에버랜드 법인 연간 회원권 10구좌를 구매하는 데 사용한 금액이다.
한은은 임직원과 동반 가족이 휴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지규정에 따라 해당 회원권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선 중앙은행의 예산 집행과 법인카드 사용에 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 의원은 "중앙은행인 한은은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실제 이용 실적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법인카드가 당초 목적에 맞게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지침 위반에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