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벗는 중년 리더들, 오히려 다시 넥타이 매는 Z세대 [더 라이프이스트-박영실의 이미지 트렌드]

입력 2026-10-19 13:00
넥타이를 벗는 것이 혁신처럼 여겨지던 시대에 젊은 세대가 다시 넥타이를 매기 시작했다. 한때 답답한 직장문화와 권위의 상징이었던 넥타이가 이제는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7일 Z세대 중심으로 나타나는 '넥타이의 귀환'을 보도했다.

영국 남성복 업체 TM Lewin에 따르면 올여름 넥타이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 증가했다. 물론 한 업체의 실적을 세계적 추세로 일반화할 순 없다. 주목할 것은 판매량보다 넥타이를 바라보는 세대의 시선이다. 기성세대가 넥타이를 벗으며 자유로움을 표현했다면, 일부 젊은 세대는 넥타이를 다시 매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내고 있다.

넥타이를 벗은 CEO, 달라진 권위의 표현

과거 넥타이는 직장인의 필수품이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와 고위 임원에게 넥타이는 전문성과 책임감, 조직의 위계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그러나 기업문화가 달라지면서 경영자의 옷차림도 변했다. 스티브 잡스의 검은 터틀넥, 마크 저커버그의 회색 티셔츠, 젠슨 황의 검은 가죽 재킷은 전통적 비즈니스 수트와 다른 리더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들의 옷차림은 전문성과 권위가 반드시 정장과 넥타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일부 중년 경영자들이 선호하는 넥타이 없는 수트와 오픈칼라 셔츠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격식은 유지하되 권위적 인상은 줄이려는 것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에게는 이런 스타일이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기성세대에게 자유로움의 표현이었던 옷차림이 오히려 익숙한 스타일이 된 셈이다.


Z세대는 왜 다시 넥타이를 선택할까

첫 번째 이유는 차별화 욕구다. 캐주얼 옷차림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셔츠에 넥타이를 매는 모습은 오히려 눈에 띈다. 과거에는 넥타이를 벗는 사람이 자유로워 보였다면, 이제는 넥타이를 선택하는 사람이 남다르게 보일 수 있다. 넥타이가 조직의 요구에 따라 착용하는 물건에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아이템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클래식 패션의 재해석이다. 프레피룩과 오피스웨어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넥타이도 일상적 스타일링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 GQ는 올해 1월 파리 패션위크 거리에서 포착한 다양한 넥타이 스타일을 소개했다. 젊은 패션 애호가들은 넥타이를 넉넉한 셔츠나 캐주얼 재킷에 매치하고, 색상과 패턴으로 개성을 표현했다. 정해진 복장 규칙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성별과 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변화다. 미국 보그는 지난해 1월 헤일리 비버와 아요 에데비리 등의 넥타이 스타일에 주목했다. 헤일리 비버는 생로랑 수트에 넥타이를 매치했고, 아요 에데비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로에베 수트와 금빛 깃털 장식 넥타이로 눈길을 끌었다. 남성의 권위를 상징하던 아이템이 성별을 넘어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확장된 것이다.

같은 넥타이, 왜 이미지가 다를까

이미지 브랜딩 관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옷의 형태보다 옷에 부여하는 의미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넥타이는 조직이 요구하는 규범에 가까웠다. 반면 오늘날 일부 젊은 세대에게는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착용하느냐에 따라 전달하는 메시지가 달라진다.

CEO와 임원의 옷차림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투자설명회에서 넥타이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공식적인 태도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넥타이를 풀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이미지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자신의 역할과 상황에 적합한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옷차림만 바꾸면 리더십 이미지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넥타이를 풀었다고 수평적인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며, 넥타이를 맸다고 권위적인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직원의 의견을 듣지 않는 리더가 청바지를 입는다고 조직문화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이미지브랜딩은 외모(Appearance), 행동(Behavior),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 일관된 방향으로 연결될 때 설득력을 얻는다.

넥타이의 귀환이 리더에게 던지는 질문

영국 상원은 최근 남성 의원들이 회의장에서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복장 규정을 완화했다. 제도권에서는 넥타이의 의무가 줄어드는 반면, 일부 젊은 세대는 넥타이를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서로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현상은 리더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은 과거의 관습 때문에 선택한 것인가, 아니면 현재의 역할과 정체성을 고려해 선택한 것인가.

넥타이를 매는 것이 권위였던 시대가 있었다. 넥타이를 벗는 것이 혁신처럼 여겨지던 시대도 있었다. 이제는 넥타이를 매느냐 벗느냐보다 왜 그렇게 선택했는지가 중요하다. 리더의 품격은 넥타이 매듭의 단정함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에 걸맞은 태도와 행동을 일관되게 보여줄 때 완성된다.










한경비즈니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명지대 이미지코칭교육 겸임교수
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