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삼성·현대·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가 미국 원전 설계기업 웨스팅하우스에 최대 4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정부 주도의 한미 원전 협력에 민간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지분 확보를 통해 미국 원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웨스팅하우스에 조 단위 투자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며, 기업별로 수천억원 규모의 출자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는 한미 양국이 대미투자 협의를 통해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양국은 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 측 민간 컨소시엄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이 지분 투자에 참여해 미국 원전 공급망 진입과 후속 사업 수주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SK의 투자 목적은 단순한 지분 가치 상승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차세대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SMR)인 나트륨의 글로벌 사업 확대도 추진해왔다.
테라파워를 통해 차세대 원전 시장을 공략해온 SK가 웨스팅하우스 투자를 계기로 대형 원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도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원전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SK 입장에서는 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미국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투자 성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원전 사업은 정부 간 협상과 인허가, 수출금융, 기술 및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한국 기업의 설계·조달·시공(EPC) 참여나 기자재 공급 물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분 가치 상승과 배당만으로 대규모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컨소시엄 내 SK의 역할과 출자 구조도 변수다. 어느 계열사가 투자금을 부담하고 참여 기업별 사업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수익성과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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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