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비교가 반드시 그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취를 보면서 ‘나도 노력해야지’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선망과 공격이 갈리는 기준 중 하나는 상대가 성취를 누릴 만한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지다. 자신은 정해진 단계를 밟으며 경쟁했다고 생각할수록 누군가 특혜로 그 단계를 건너뛰었다는 의심은 단순한 부러움보다 기회를 빼앗겼다는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대학에 다니지 않는 18~29세 청년 233명에게 대학생의 입학 졸업 유학 취업 등을 담은 가상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10개를 보여줬다. 성공이 노력의 결과인지, 부모의 도움 같은 외부 요인의 결과인지와 좋아요·댓글 수를 달리해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노력해서 얻은 성공’이라고 생각할수록 ‘선의적 선망’이 커졌다. ‘받을 자격이 없는 성공’이라고 판단할수록 ‘악의적 선망’이 커졌다. 상대를 따라잡기보다 상대가 실패하거나 자신의 수준으로 내려오기를 바라는 적대적 감정이다. ‘저 사람의 성공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판단이 부러움을 저격과 적대감으로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지난해 전국 20~30대 성인 402명을 조사해 ‘세상이 불공정하다’는 믿음이 사이버폭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타인의 성취를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악의적 선망’과 자신의 공격 행동을 합리화하는 ‘도덕적 이탈’을 거치면서 사이버폭력으로 이어지는 간접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온라인에서 타인의 성취나 소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느낄 때 악의적 선망이 커지고, 이를 해소하거나 상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식으로 공격적 행동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연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공정한 세상에서는 도덕의 가치가 약화하고, 개인은 비도덕적인 행동을 정당한 대응이나 방안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노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효능감을 높이는 식의 개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