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고금리 환경 장기화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보이며 연 5.5%까지 치솟았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끄는 고유가,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다른 미국 경제성장률 상승 등이 금리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증시 내재변동성은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투자자 자금은 대기 자금 운용을 위한 피난처로 이른바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파킹형 ETF는 자동차를 잠시 주차하듯 단기 대기자금을 예치하면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매일 수취할 수 있도록 설계된 ETF다. 파킹형 ETF의 기초자산은 주로 초단기국채, 무위험지표금리, CD금리 등으로 만기가 하루에서 3개월 이내인 초단기 자산으로 구성돼있다.
초단기 자산은 듀레이션 리스크는 낮추고, 현재의 높아진 금리를 인컴 자산으로 일부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의미한다. 초단기채권은 듀레이션이 0에 수렴하므로 금리 변동에 대한 가격 위험에서 자유롭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대표적인 초단기채권에 투자하는 파킹형 ETF는 ‘아이셰어즈 0-3개월 국고채ETF’(종목코드: SGOV)다. SGOV의 기초자산은 만기가 0~3개월 이내의 미국 초단기 국채 꾸러미로, 유효 듀레이션이 0.1년 수준이다. ETF 형태로 투자하므로 장내 매수 및 매도가 자유로워 말그대로 파킹형으로 활용이 가능한 압도적인 유동성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SGOV는 국채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매월 월배당 형태로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만기가 매우 짧은 채권이 지속적으로 롤오버되는 형태이므로 미국 금리가 상승될 경우 월배당 역시 즉각적으로 높아지는 형태로 현재와 같은 고금리 환경에서 유리하다.
다만 파킹형 ETF인만큼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 차익은 누릴 수 없고, 시장 금리가 낮아지면 새로 편입되는 국채의 이자율도 낮아지기 때문에 월 분배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국내 투자자는 미국에 상장된 파킹형 ETF를 투자하는 것은 달러에 투자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환에 노출되는 투자자산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따라서 원화로 투자하는 경우 국내 시장에 상장된 국내 금리형 파킹형 ETF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