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도톤보리의 상징 '글리코 간판'이 12년 만에 교체된다. 두 팔을 벌리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달리기 선수의 모습으로 유명한 이 간판은 1935년 처음 설치된 이후 90년 넘게 오사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1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제과업체 에자키글리코는 오사카 도톤보리에 설치된 '글리코 사인'을 새롭게 단장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간판은 2014년 10월 설치된 6대째로, 오는 11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철거 준비에 들어간다. 새로운 7대 간판은 2027년 봄 공개될 예정이다.
글리코 간판은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미나미 지역의 도톤보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달리기 선수가 양팔을 들어 올린 채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이 특징이다. 관광객들이 같은 자세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장소로 유명하다. 새 간판에서도 이 상징적인 자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교체는 간판에 사용된 발광다이오드(LED) 설비의 노후화 때문이다. 에자키글리코는 기존 LED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보수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기도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새 간판은 에너지 절약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할 계획이다.
글리코 간판의 역사는 193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처음 설치된 간판은 네온탑 형태였다. 이후 시대에 맞춰 디자인과 조명 기술을 바꿔가며 도톤보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등장한 6대 간판에는 처음으로 LED 영상 화면이 도입됐다. 약 14만 개의 LED 칩을 사용해 다양한 조명 효과와 기간 한정 영상 연출이 가능해졌다. 이번에 공개될 7대 간판은 이러한 기술을 한층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체적인 디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에자키글리코 관계자는 "글리코 간판은 단순한 기업 광고의 틀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됐다"며 "방문객들이 더욱 즐길 수 있도록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교체 공사 기간에는 간판 전체가 보호용 덮개 등으로 가려질 예정이다. 회사 측은 간판을 볼 수 없는 기간에도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별도의 연출이나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35년 첫 등장 이후 91년간 오사카의 변화를 지켜본 글리코 간판은 내년 봄 새로운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