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충북 진천의 한 빌라에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은 피해자의 퇴직금을 노린 계획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방공소청은 전날 강도살인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15일 진천군 진천읍 자택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진천경찰서는 A씨를 수사하던 과정에서 법정 구속기간인 10일 내에 범행의 모든 경위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어 피의자를 살인 혐의로 우선 송치했고, 송치 이후에도 추가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강도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사채업자에게 빚 독촉을 받던 A씨가 B씨의 금전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살해한 정황이 드러난 것.
이후 경찰은 공소청 검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A씨를 추궁했고, "B씨의 퇴직금을 노리고 범행했다"는 자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는 범행 후 B씨의 퇴직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기 위해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 B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지 문의하거나, B씨의 카드로 물품을 결제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추가로 확보한 증거와 피의자 진술 등을 종합해 지난 12일 살인 혐의를 강도살인 혐의로 변경해 관련 증거를 공소청에 추가 송부했다. 강도살인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최소 징역 5년 이상 징역인 단순 살인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진천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서도 경찰의 주도적인 책임수사와 공소청 검사와의 유기적 협력으로 중대범죄의 실체적 진실을 효과적으로 규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