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2016년 6월 유럽연합(EU) 탈퇴를 발표했다. 실제로 탈퇴한 것은 2020년 1월이다. 3년7개월의 기간은 불확실성 그 자체였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문제, EU 분담금, 자유무역협정(FTA), 세금, 시민권 등 모든 것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 기간 기업은 투자를 줄였고, 국가 생산성은 2~5%가량 후퇴했다. 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3만9943파운드에서 2020년 3만7065파운드로 줄었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때 사회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법과 규제, 계약 등 사회적 규칙의 예측 가능성이 무너지면 사회는 엄청난 거래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중남미에서 개인경호원이 산업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며, 파키스탄 도심에서 양보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인과 국가, 제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사회는 병들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는 5년마다 예측 불가능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정권이 바뀌면 입시, 부동산, 연금, 노동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이 손바닥 뒤집히듯 한다. 정책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새만금이다. 새만금 개발이 대통령 선거에 등장한 것은 1987년이다. 대통령이 아홉 번 바뀌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대선과 총선에서 주요 정당은 새만금 개발을 공약집에 넣고 있다. 그사이 주민은 인생을 계획하지 못했고, 기업은 새만금에서 기회를 찾으려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했다.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한국 사회의 예측 가능성 점수는 얼마나 될까.
이선아/안정훈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