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發 재정위기 아닌 누적된 경기도 재정난

입력 2026-10-13 14:5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100일 만에 치른 첫 국정감사에서 재정위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생예산 삭감과 시군 보조금 축소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국감에서 공개된 수치를 종합하면 경기도 재정난은 취득세 감소와 복지비 증가, 지방채 누적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추 지사는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도의 불안정한 세입구조를 재정난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경기도는 연간 지방세 약 16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부동산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어 거래가 줄면 곧바로 타격을 받는다. 실제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원에서 지난해 8조1000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지출 수요는 빠르게 늘었다. 최근 4년간 도 인구는 약 30만명 늘었지만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0만명 증가했고, 지난해 출생아도 7만7000여 명에 달했다. 돌봄과 보육 수요가 동시에 커진 것이다. 여기에 국비 지원사업에 맞춰 의무적으로 부담하는 도비도 2018년 1조3000억원에서 올해 2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국감에선 추 지사의 재정위기 선언 적절성을 두고 공방이 오갔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2분기 채무비율이 13.71%로 행정안전부의 재정위기 주의 기준인 25%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 지사는 예산 규모가 40조원을 넘어 분모가 큰 만큼 채무비율보다 채무 증가 속도와 실제 가용재원을 함께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2년간 채무 증가율이 30%를 넘었고 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15%를 웃돈다는 설명이다. 하루 이자 부담 역시 올해 3억9000만원에서 내년 4억800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추 지사는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도지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민생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우선순위 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취임 당시 일부 필수사업 예산이 연간 소요액에 못 미쳐 노인장기요양급여와 학교 급식비 등 시급한 지출부터 확보해야 했다는 것이다.

도의회와의 갈등 끝에 복원한 민생예산 216억원은 당초 논의된 429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산후조리비와 어린이 건강과일 등 주요 사업을 되살렸다. 당시 남은 예비비가 350억원에 불과해 폭설과 산림병해충 같은 재난 대비까지 고려해야 했다는 게 추 지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시군 보조사업은 조례상 기준보조율 30%를 적용하되 시군별 재정 여건에 따라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추 지사는 근본 해법으로 지방세제 개편을 제시했다.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법인세 5%의 광역지방정부 배분,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의 소방재원 전환 등이 골자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광역교통망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그 성과가 도 세입으로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남는다. 추 지사도 이광희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충분히 협의할 여유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소통 부족과 위기를 공개한 결정 자체는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내년 전망은 더 어둡다. 추 지사는 내년 가용재원이 올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선 도의 취득세 중심의 세입구조를 바꾸고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할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게 추 지사의 숙제라고 입을 모았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