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가 한국 비자 발급을 둘러싼 세 번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뒤 팬들에게 심경을 전했다. 과거의 인기와 영광을 되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2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면서 팬들을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스티브 유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근황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지난 2일 한국 비자 발급 거부와 관련한 세 번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이후 올린 글이다.
스티브 유는 "어떤 분들은 제가 예전의 인기와 영광을 잊지 못해 과거에 묶여 살고 있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라고 했다.
이어 "벌써 24년이 흘렀다, 저는 이제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곧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다시 일어서야 할지 몰라 헤매는 사이에도 시간은 야속하게도 흘러갔다"고 떠올렸다.
긴 시간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그런데도 여전히 저를 기억하고, 기다리고, 응원해 주는 분들이 계신다"며 "제가 무엇이라고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해 주시는지…그 마음을 생각하면 감사해서,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곁을 지켜 주신 여러분 덕분에 저는 지금도 힘을 낸다"고 했다.
팬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제가 아직도 여러분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다시 만나고 싶기 때문"이라며 "함께했던 시간은 짧았지만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고 해서 그 추억마저 지우고 싶지는 않다. 여러분 앞에서 감사하다고 마음 아프게 해 드려 죄송하다고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과거의 인기를 되찾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팬들과 재회하려는 이유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예전의 인기와 영광을 되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왜 그런 욕심이 없었겠나.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가 소중히 여기는 것도, 여러분을 다시 만나고 싶은 이유도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는 저처럼 부족하고 넘어졌던 사람도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제 삶으로 보여 드리고 싶기 때문"이라며 "그 모습이 그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고 믿으며 힘을 낸다"고 했다.
유승준은 1997년 데뷔해 '가위', '나나나', '열정', '비전', '연가', '찾길 바래' 등의 히트곡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이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유승준은 비자 발급이 거부되자 2015년부터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세 차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일엔 세 번째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서 나름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너무 미안하다"라며 "언제가 될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언젠가 여러분을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한다, 그날에는 부족한 제 모습 그대로 여러분 앞에 서서 오래 품어 온 감사와 사랑을 전하겠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