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연을 사랑하는 이유는 ‘관계 맺기’에 있습니다. 멘델스존부터 쇤베르크, 모차르트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거치며 한 곡 안에서도 수없이 자신의 관점과 역할을 바꿀 수 있죠.”
핀란드 바이올리니스트 엘리나 베헬레(50·사진)는 1780년산 과다니니 바이올린과 함께 15년 넘게 전 세계 무대를 누비는 연주자다. 수차례 한국을 찾아 관객과 소통해온 그가 제18회 서울국제음악제(SIMF) 참석차 다시 한국을 찾았다.
8일 개막한 이번 페스티벌에서 그는 실내악부터 대편성 오케스트라 협연까지 총 네 번의 무대에 오른다. 축제 첫날, 그는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등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베버의 클라리넷 오중주로 호흡을 맞추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9일엔 브람스의 ‘클라리넷 오중주’를 선보이고 10일에는 모차르트 ‘그랑 파르티타’, 브람스의 ‘세레나데 1번’을 연주한다. 11일에는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함께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협연할 예정이다.
“베버와 브람스의 클라리넷 오중주는 시대가 다르고 현악기와 클라리넷의 역할도 완전히 달라요. 베버의 곡에서는 바이올린이 클라리넷을 뒷받침하며 거의 클라리넷 독주와 같은 역할을 하지요. 반면 브람스의 곡에선 바이올린이 더 독주의 면모를 보입니다. 제가 언제 전면에 나서야 할지, 언제 다시 전체 음악의 질감 안으로 들어가야 할지 정확히 알아야 해 흥미로워요.”
베헬레는 특히 11일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함께 선보이는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치 두 명의 성악가가 함께 아리아나 듀엣을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음악을 연주하면서도 서로 끊임없이 주고받는 관계가 있죠. 2악장에서는 비올라가 훨씬 흥미로운 화성들을 연주합니다. 각자 독립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가 어느 순간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베헬레가 한국을 향해 보내는 찬사는 유독 각별했다. “한국 관객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집중력이 높은 관객이에요. 동시에 굉장히 열광적이죠. 공연이 끝나면 폭발적인 반응을 보내주잖아요. 이번 무대에서도 마음껏 소리 질러주세요.”(웃음)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