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음료업체 펩시코가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와 약속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스낵 가격을 최대 15% 낮췄지만 판매량이 늘지 않았고 영업이익률은 떨어졌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인기로 가공식품 수요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펩시코는 지난해 12월 엘리엇과 협의해 향후 3년간 핵심 영업이익률을 1%포인트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엘리엇은 약 1년 전 펩시코에 40억달러를 투자했다. 펩시코는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고, 지난 2월 레이즈, 도리토스 등의 가격을 최대 15% 내렸다. 가격 부담을 덜어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상반기 핵심 영업이익률은 16.3%로 전년 동기보다 0.15%포인트 하락해 수익성이 나빠졌다. 가격 인하에도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자 펩시코는 9월 일부 스낵 가격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펩시코가 실적 부진을 겪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위고비, 마운자로 등으로 대표되는 비만치료제 확산이 지목된다.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식사량을 줄이고 건강한 먹거리를 찾으면서 스낵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펩시코는 단백질을 강화한 도리토스와 식이섬유를 강조한 선칩스 등을 내놓으며 대응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주가에도 이 같은 실망감이 반영됐다. 펩시코 주가는 7일(현지시간) 1.58% 하락한 123.73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주가 하락폭은 13%, 엘리엇이 투자한 이후로는 16%에 이른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