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찾은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1층. 팬들이 조선시대 민화를 본떠 만든 방탄소년단(BTS) 상품을 한참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푸른 눈의 20대 팬은 "BTS 팬 활동을 하다 보니 굿즈에 관심이 생겼는데, 그러다가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눈을 떴다"며 "요즘은 굿즈를 모으면서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해 공부도 한다"고 말했다.
이 굿즈샵은 하이브가 지난달 29일 문을 연 '달마중' 팝업스토어다. 달마중은 한국 전통문화를 소재로 만든 BTS 공식 상품 시리즈로, 올해는 한글날 제정 100주년에 맞춰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후기 '문자도'를 본떴다. 문자도는 한자 획 속에 옛이야기를 그려 넣어 글자의 뜻을 풀어낸 민화다. 태국에서 왔다는 한 팬은 "'방탄소년단' 글자 속에 사슴과 구름이 숨어 있어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팝업은 오는 11일까지 열린다.
BTS의 인기와 영향력이 외국인들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번지고 있다. 올 상반기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 수는 229만15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2% 급증했다. 내국인 관람객(646만 2522명)이 전년 대비 0.87%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지난 3월 BTS가 광화문에서 연 컴백 공연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BTS는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3월 낸 정규 5집 '아리랑'에는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치는 소리만으로 채운 곡 'No. 29'를 담았다. 여기에 힘입어 영국박물관은 지난 7월 BTS와 손잡고 'No. 29'의 종소리에서 착안해 신라 유물 등을 엮은 한국관 관람 코스를 운영했다.
리더 RM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 'RM x SFMOMA: 비트윈 유 앤드 미(Between You and Me)'를 열었다. SFMOMA 큐레이터들과 함께 자신의 소장품과 미술관 소장품 약 180점을 골라 전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글로벌 홍보대사인 그는 지난달 29일 박물관 소장품 구입에 써 달라며 후원 단체 국립중앙박물관회에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