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로 3분기 실적시즌이 개막했다. 예상을 웃돌 가능성이 큰 종목들의 경우 실적 발표 한 달 전부터 주가가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최근 한 달 동안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상향된 종목들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합산치는 267조5564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3.48% 하향됐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수출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된 여파로 보인다. 3분기 말인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355.7원으로, 2분기 말(달러당 1549.5원) 대비 12.51% 하락했다. 수출기업은 물건을 외국에 팔아 달러를 받고, 그걸 원화로 환산해 실적으로 공시하기에, 환율이 하락하면 같은 물건을 팔아도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환율 급락으로 실적시즌 수출 기업의 이익 훼손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면서도 “환율 변수의 국내 기업 이익에 대한 설명력은 낮고, 이번 이익 확대 사이클의 특성상 주요 변수는 환율이 아닌 업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0월에는 실적 시즌 특수를 활용한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적발표 전 제시된 추정치를 바탕으로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두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상향되는 종목의 발표 실적이 예상을 웃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다수의 애널리스트가 실적 추정치를 상향하면 평균치인 컨센서스가 상향되지만, 실적 발표 전까지 수정되지 않는 추정치가 평균을 낮은 수준에 묶어두기 때문이다.
한경닷컴은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최근 한 달(9월7일~10월7일) 동안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 이상 상향된 종목을 추렸다.
추려진 13개 종목 중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가파르게 상향된 종목은 삼성SDI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78억원으로, 한 달 전(1047억원) 대비 50.65% 상향됐다.
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GM과의 합작사(JV) 청산에 따른 보상금(약 1800억원으로 추정)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점치는 요인”이라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시작,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의 외형 성장 본격화와 이에 따른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 인식 증가, 소형 전지 수익성 개선 등으로 내년 본격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한 달 전보다 12.34% 상향돼 3264억원으로 집계돼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의 전기차(EV) 시장 부진에도 ESS와 원통형전지 중심의 차별화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ESS 수주와 생산 정상화에 따른 자체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쟁 수혜주들의 호실적 기대도 눈길을 끈다.
우선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모두 ‘깜짝 실적’ 기대 종목으로 꼽혔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이 연장되지 않고 종료되며 국제유가가 다시 튀어 올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25.11% 상향된 2조1350억원으로 집계돼 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컨센서스는 10.59% 상향돼 1조17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및 윤활기유 마진의 추가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재고 효과 축소로 3분기 실적은 예상을 웃돌 것”이라며 “최근 미국이 경유 수출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글로벌 수급 우려가 보다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HMM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86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4.14% 상향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컨테이너와 유조선의 스팟 운임 강세로 3분기 큰 폭의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며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외 대체 항만의 적체가 발생했고, 태풍에 따른 중국 항만 적체가 심화됐으며, 파나마 운하 통행량 감소 등으로 선복(화물을 적재할 선박 내 공간)의 실질 공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도 최근 한 달 동안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72% 상향돼 625억원으로 집계돼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