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더 커질 것"…커지는 한동훈 존재감에 흔들리는 與·野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6-10-10 17:05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존재감을 키우며 여야 내부를 동시에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공세에 대응하는 방식을 두고 친명 인사가 친노·친문 인사들을 공개 비판하는 등 진영 내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을 요구하는 중진들과 이에 선을 긋는 지도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 盧 꺼낸 한동훈…친문 대응 놓고 與 내부 균열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검찰청 폐지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국회에서 연 정책토론회에서 "노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이 3억원이 넘는 시계를 받았다는 사실은 그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든 망치로 부쉈든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무현이 조작수사의 피해자라는 신화를 만들어 지지층에 주입해 왔다"며 검찰청 폐지는 민주당 등 여권의 조작수사 '가스라이팅' 결과라고 했다.

친한계 인사들도 공세에 가세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정한 돈을 받았고 그 사실을 인정까지 했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며 "앞장서 노무현을 비난했던 자들이 이제 와서 '시체팔이'를 하는 건 눈 뜨고 못 봐줄 위선"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상수 변호사도 최근 "노무현의 한을 풀겠다고 애꿎은 검찰을 없애고 파티할 게 아니라, 노무현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는 이 같은 공세에 대한 유시민 작가 등 친노·친문 인사들의 대응을 두고 내부 비판이 나온다. 친명 성향 강수영 변호사는 지난 5일 유튜브 '경향TV'에서 유 작가 등을 겨냥해 "이 형국에서조차 검찰개혁만 얘기하면서 '대통령 왜 개혁 똑바로 안 해'하면서 욕을 한다? 공론장에서 이분들은 아예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영희 변호사 등 진보 성향 패널들도 잇달아 방송에서 유 작가 등을 비판했다.

진영 내 갈등양상이 고조되자 민주당은 한 의원 전담팀 구성 계획을 밝히는 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봉주 민주당 당대표 기획특보는 지난 7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명박을 잡을 때 3개 팀이 가동됐듯이 팀정봉주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현대고팀은 한 의원을 백업해 주고 있는 이들을, 디지털팀은 디지털 수사 관련, 가족팀은 당원 게시판 수사와 관련된 조사를 (맡는다)"라고 설명했다. ◇ 지지율 오르자 복당 논쟁…당권파 "당게 먼저" 한 의원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내부 셈법은 더 복잡하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한 의원이 검찰청 폐지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등 주요 현안을 주도하며 연일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천지일보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일 시행하고 8일 공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한 의원은 17.0%를 기록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18.1%)와의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3~5일 시행한 조사에서는 18.8%로 수치상 가장 높았고, 올리서치가 비전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30일~이달 1일 시행한 조사에서도 19.1%로 1위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복당 찬성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비전코리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한 의원 복당에 찬성 55.3%, 반대 39.2%로 찬성이 과반이었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도 찬성이 48.7%로 반대(44.5%)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당권파는 한 의원의 복당에 선을 긋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달 25일 뉴데일리TV 유튜브에서 "당원 게시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언급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달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승원 후보자의 결격 사유는 한동훈 씨가 그렇게 나대지 않았어도 언론이나 주변 정황에 의해 충분히 확산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중진들을 비롯한 국민의힘 내부에서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달 30일 채널A 라디오에서 "한 의원이 보여준 메시지 전달력, 대중적 소구력, 전투력이 많이 증명됐다"며 "결국 하나로 모여야 한다. 지도부가 대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7일 "모두 함께 어우러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보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韓, 이슈 대응력 뛰어나…몸집 더 커질 것"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의원은 이슈 대응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라며 "김승원 후보자 문제가 끝나니 비례대표 논란, 국정원 문제, 이화영 문제가 잇달아 터지고 있다. 이슈는 계속해서 생길 것이기 때문에 한 의원의 몸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세 여론조사는 모두 전국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선 임의전화걸기(RDD)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시행됐다.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는 1003명 대상, 응답률 4.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2000명 대상,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2.2%포인트다. 비전코리아 조사는 1051명 대상, 응답률은 3.7%, 표본오차는 ±3.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