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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전기길’(송전망)이 1년 중 60%나 꽉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의 발전이력 정보와 전력거래소의 전력 수요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7개 주요 송전망에서 과부하(송전혼잡)가 발생한 시간은 연평균 5256시간에 달했다. 2024년엔 5751시간, 지난해엔 4864시간 과부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1년 8760시간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데 제약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수도권으로 보내는 7개 송전망의 전력 한도 최대 18GW(기가와트) 중 14GW를 넘어서면 과부하로 본다. 특히 전력 생산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의 송전망 한계 도달 비율은 2024년 94.2%, 2025년 92.0%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새 송전망을 건설하기는 쉽지 않다. 한전에 따르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54개 주요 송·변전 설비 사업 중 약 37%인 20개 사업이 주민 반대와 인허가 지연으로 멈춰 서 있다.
정부가 연내 도입하기로 한 지역별 전력 도매가격제(LMP)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LMP는 수도권 송전선로에 과부하가 발생할 때 비수도권 발전소에서 사들이는 전력 도매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제도다. 지역별 전력 가격에 차등을 둬 기업의 지방 이전을 장려하는 취지지만, 수도권 송전망 확충이 지연된 상황에서 제도를 시행하면 비수도권 발전사 수익성만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방 발전소는 국내 발전 설비의 약 76%를 차지한다. 지방에는 공공 발전소뿐 아니라 태양광 등으로 발전하는 영세한 민간 발전소도 많다.
나 의원은 “수도권 전력망이 1년의 60%나 막혀 있는 충격적인 인프라 실패를 방치한 채 만만한 지방 발전소만 쥐어짜는 것은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이라며 “정부는 무리한 제도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유예기간을 설정한 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공적 재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