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월간 아파트 증여 거래가 1000건을 넘어서며 3년6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연초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동작·노원·마포구 등 비강남권에서는 증여 거래가 많게는 40배 급증했다. ‘8·3 세제개편안’으로 내년부터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거래는 1036건으로 집계됐다. 7월(809건)보다 28.1%(227건) 증가하며 2023년 2월(1420건)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여 거래는 올해 1~4월까지만 해도 월 400~500건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5월 633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6월에는 914건으로 급증했다. 5월 10일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다주택자가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동작구와 노원구 등 비강남권 아파트의 증여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동작구는 올해 1~6월 월 10~30건 수준이었으나 7월 187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8월에는 458건으로 급증했다. 노원구 역시 1월 34건에서 8월 130건으로 늘었고, 마포구도 같은 기간 14건에서 94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강남 3구의 8월 증여 거래는 131건으로 올해 1월(144건)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6월(199건)과 비교하면 34% 감소했다.
8·3 세제개편안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내년부터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강남 3구 집값이 하락세를 보인 점도 비강남권 중심의 증여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은 증여 시점을 늦출수록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반면 상승 지역은 빠르게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8·3 세제개편안으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모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대사업자로선 증여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증여 가액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당분간 증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