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어려운 손해 없다"…한화오션 '하청 교섭' 집행정지 기각

입력 2026-10-02 17:06

한화오션이 사내 복지·지원 도급업체 소속 노동조합을 단체교섭 요구 대상에 포함하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시정결정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에 따라 본안 판결 전까지 한화오션은 해당 도급업체 노조를 교섭 명단에 반영해야 하는 처분을 유지하게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전날 한화오션이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시정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한화오션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측이 제출한 소명 자료만으로는 앞선 중노위의 판정이 명백히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특히 재판부는 단체교섭 의무를 진다고 해서 노조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거나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에 따라 협약 체결 및 근로조건 변경 자체를 행정처분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당노동행위 처벌 우려와 관련해서도 회사가 실질적 권한을 갖지 않는 사안은 교섭을 거부할 수 있으므로 중노위 처분 유지로 형사처벌 위험이 곧바로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쟁의행위 가능성이나 노사관리 비용 증가 역시 처분에 따른 손해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지난 3월 10일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과 함께 전국금속노조가 한화오션에 원청 교섭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한화오션은 사내 급식과 통근버스 운행, 시설 관리를 맡는 협력사 '웰리브'의 노동자들이 속한 금속노조 웰리브지회를 교섭 대상에서 제외하고 확정공고를 냈다.

이에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확정공고 시정을 명했고, 중노위 재심에서도 초심 판단이 유지됐다. 중노위는 웰리브지회가 내건 '조리실·세탁실·통근버스 등 노후 시설 및 설비 개선' 의제에 대해 한화오션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을 갖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불복한 한화오션은 지난 7월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한화오션은 "법원 결정에 따라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금속노조는 "한화오션은 원청 교섭에 즉각 나서야 하며, 정부도 원청의 하청 노조 교섭 책임을 다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결정은 행정 처분의 효력 정지 여부만을 다룬 것으로, 도급업체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는 향후 진행될 본안 소송에서 최종 가려질 전망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