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인 해"…10년 뒤 스위스 빙하가 사라질 수도

입력 2026-10-01 22:16

스위스 빙하 부피가 올해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향후 10~15년 안에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빙하 감시 네트워크(GLAMOS)와 스위스 과학아카데미는 이날 발표한 새 보고서에서 올해 스위스 빙하 부피가 5.5%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럽을 덮친 이례적인 폭염으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올해 감소 폭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컸다.

최근 5년 기준으로는 거의 5분의 1이 줄어든 것이다. 스위스 빙하가 가장 많이 감소한 해는 2022년으로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적설량 감소에 더해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붉은 먼지가 빙하 표면을 덮으면서 태양열 흡수율이 높아진 점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올해 스위스 빙하의 절대적인 손실량은 2003년보다 적지만, 감소율은 더 높았다. 현재 남아 있는 빙하량이 23년 전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2003년 당시 감소량은 전체 빙하 부피의 3.5%였다.

마티아스 후스 GLAMOS 대표는 올해를 "재앙적인 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런 조건에서는 알프스 빙하가 장기적으로 존속할 가능성이 없다"며 "앞으로 10년, 어쩌면 15년 안에 빙하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빙하 감소는 이미 스위스 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7~9월 손실된 2조 2000억ℓ는 인구 910만 명인 스위스의 연간 전체 물 소비량의 4배에 달한다. 스위스는 전력의 절반 이상을 수력 발전에 의존한다.

빙하 감소의 영향은 스위스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위스는 '유럽의 워터타워(water tower)'로 불리며 다뉴브강, 포강, 라인강, 론강 등 유럽 주요 강에 물을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스위스 빙하에서 나타난 급격한 해빙으로, 개별 빙하의 평균 두께가 2.5~4m 감소했으며, 일부 빙하 말단부는 최대 10m까지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알프스에서 가장 큰 알레치 빙하를 비롯해 알랄린·클라리덴트·론 빙하 등이 역대 최대 규모의 융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거듭 제기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하고 있는 유럽 대륙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구온난화는 지난 8월 네팔에 치명적인 홍수를 일으킨 히말라야 산사태를 일으켰다. 위성 관측에선 지난 반세기 동안 그린란드와 남극 등지의 빙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후스 대표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온난화는 100%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에 기인한다. 이는 아주 단순한 사실"이라며 "인간의 탄소 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온난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