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선정한 화제의 리포트는 9월 28일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블루 오디세이, 한국 증시는 돌아올 수 있을까’다. 미국 중간선거에 따른 거시 환경 변화와 과거 사례를 짚으며 증시 흐름을 분석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2026년 11월 3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가 대략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캐나다와의 통상 갈등 등이 맞물리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간선거에서 푸른색이 상징인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웨이브(Blue Wave)’가 일어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선거예측 모델에서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DDHQ(Decision Desk HQ)는 9월 25일 기준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확률을 72%, 상원 다수당 확률을 54%, 양원 동시 장악 확률을 51%로 예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야당이 중간선거로 양원을 모두 탈환한 경우는 단 4차례로 이번 블루웨이브 가능성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가장 큰 변화는 의회 권한의 이동이다. 현재는 공화당이 대통령직과 양원을 모두 장악한 단독정부 형태다. 지난해 감세 패키지와 부채한도 5조달러 상향이 야당 협조 없이 예산조정으로 처리된 것도 이 같은 구조 때문이다. 반면 분점정부에서는 민주당이 세출법안과 부채한도 협상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연준이사·규제기관장·연방법관 인준에도 관여하게 된다.
다만 블루웨이브는 정책 방향을 바꾸기보다 협상 비용과 일정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관세와 이민은 대통령 행정권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중심으로 충돌할 전망이다.
◆ 블루웨이브가 바꿀 매크로 환경
모든 미국 정책이 민주당 주도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중간선거는 대통령을 교체하는 선거가 아닌 정책 추진 여건과 의회의 견제력을 바꾸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양측이 공존하면서 재정·세제처럼 입법이 필요한 영역에서 상호 제약이 커지는 것이다.
이미 법제화된 감세와 지출, 기업 투자계획은 유지된다. 다만 추가적인 감세와 현금 지원에는 제약이 커질 수 있다. 재정정책은 공화당 단독정부 기조에서 벗어나 ACA(오바마케어)·비국방 지출과 국방·안보 지출을 맞바꾸는 협상형으로 확대될 것이다.
특히 핵심 노선은 유지하되 ‘생활비’를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중요한 경제변수는 생활비다. 9월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직무수행 지지율은 32%인 반면, 생활비 대응 지지율은 17%에 불과했다. 이란전 지지도도 34%에 그치며 높은 연료비와 생활비가 지지율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현재 미국 경제는 성장 둔화가 임박했다기보다 강한 민간수요로 성장률의 상방이 열려 있는 상황에 가깝다. 따라서 블루웨이브는 현재 성장에 정책이 얼마나 더 힘을 보탤 수 있는지를 바꿀 것이다. 공화당 단독정부와의 차이는 새로운 감세와 재정지출을 더할 수 있느냐다.
◆ 블루웨이브 투자전략
올해 블루웨이브 수혜주를 보기 위해서는 2024년 트럼프 트레이드 시기 움직임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장은 가상화폐 제도화와 화석연료 생산 확대 등에 주목하며 관련주가 빠르게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강세는 한 달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장기 펀더멘털은 실제 정책과 기업 성과, 글로벌 매크로 환경에 따라 달라진 것이다.
단기적으로 2024년 선거 직후 급등한 대형 은행주와 가상자산 관련주가 부정적일 수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속되겠지만 추가 확장 속도가 제한되면서 장기물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할 경우 2027년 이후 친가상자산 입법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질 수 있다. 다만 두 분야 모두 실질적인 규제 권한은 현 행정부에 남아 있어 정책이 전면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트럼프미디어 같은 트럼프와 정치적으로 가까운 종목들도 단기간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테슬라는 현재 AI와 자율주행 로봇 등 사업 펀더멘털이 확실하고 민주당의 전기차 정책 기대감에 오히려 중장기적 수혜를 볼 수 있다. 석유·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관련주들도 조정될 수 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예산으로 중동전쟁 종전을 압박할 것이고 이에 따라 유가가 하락하며 에너지주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있다.
친환경 에너지와 ESS는 가장 강한 반등이 기대되는 테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5월 에너지 어젠다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축소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허가를 단순화하고 송전망과 ESS 투자를 확대한다고 명시했다. 태양광과 풍력, ESS 관련주는 지원 기대에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가능성이 있으므로 IRA가 즉시 복원되지는 않을 것이다.
◆ 국내 주식은?
9월에는 계절적으로 코스피와 S&P500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 결과와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약세가 더욱 커진다. 코스피는 수출주 비중과 외국인 수급의 영향이 큰 만큼 미국 증시 약세에 동반 하락할 수 있다. 다만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수급과 이벤트 영향이 큰 만큼 10월 이후를 계절적인 ‘강세’로 해석할 수 있다.
민주당이 중시하는 태양광과 2차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정책 프리미엄이 회복될 수 있다. 발전과 송전망 등 전력 관련 투자는 초당적이라는 점에서 수요가 이어질 것이다.
반도체와 소부장은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조절론 부각에도 글로벌 수요가 이어져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전력·용수·환경 부담으로 미국 내에서는 건설이 지연될 수 있지만 빅테크들은 분산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소버린 AI 투자도 지속되면서 미국 외 지역 투자가 이어질 것이다.
조선·방산은 MASGA와 관련해 일시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MASGA 갈등은 이미 높아져 있고 중국 조선업 견제와 미국 조선업 재건은 초당적 의견이므로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기업들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트럼프의 강력한 대외정책이 지속되면서 각자도생 관련 방산 업종은 장기적인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민주당 양원 승리에도 트럼프의 관세정책 기조는 변함 없을 것이다. 이에 철강과 자동차, 헬스케어 등 기타 업종이 받는 관세 영향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미국 경제와 수요가 이들 업종의 성과를 결정할 것이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